여름철 관광객들이 몰리는 로스앤젤레스(LA) 여행시 주의가 요망된다.
LA 지역 호텔 근로자들이 2일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에는 LA와 오렌지 카운티 65개 메이저 호텔 1만5000여 명의 근로자들이 참여해 LA를 찾는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역 언론에 따르면 LA 호텔 노동조합인 ‘유나이티드 히어 로컬 11(UHL11)’은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 및 연금 혜택 확대를 주장하며 2일 오전 파업에 일제히 돌입했다.
노조는 “LA 지역의 높은 주거비에 비해 턱없이 낮은 임금으로 근로자들의 주거권이 심각히 제한되고 있다”며 생활 물가를 고려한 적정 수준의 임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실태 조사 결과 호텔 근로자 53%가 최근 5년 동안 주거비를 감당하지 못해 LA 교외 지역으로 이주했거나 이주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많은 근로자가 직장으로부터 2~3시간 이상 떨어진 지역에서 출퇴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사측에 현재 20~25달러 수준인 시간당 임금을 즉시 30달러 수준으로 인상하고 향후 수년 내로 3달러를 추가 인상할 것을 요구한 상태다.
커트 피터슨 UHL 11 공동대표는 “팬데믹으로 심각한 경제난을 겪었던 근로자들은 사측의 탐욕으로 또 한 번 생계의 위협에 내몰렸다”면서 임금 인상과 함께 의료 보험 혜택 확대 등 전반적인 처우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업에 돌입한 호텔 명단에는 LA 다운타운의 인터컨티넨탈 호텔‧JW 메리어트 호텔‧쉐라톤 유니버셜 등 해외 관광객이 많이 찾는 특급 호텔들이 다수 포함됐다.
<LA 전경. 코리아데일리타임즈 자료사진>
마리아 에르난데스 노조 대변인은 “12개 호텔 수천여 명의 근로자가 파업을 시작했으며 그 수는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사측은 반발했다. LA 소재 40여 곳의 호텔 경영진을 대표하는 업계 교섭 단체는 “사측이 1년간 시간당 임금을 2.5달러 인상하고 이후 4년간 6.25달러를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이를 외면한 채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조가 파업을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섭단체 관계자는 호텔 경영진을 현장에 투입하고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비노조원들을 중심으로 호텔 영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근로자 대부분이 노조에 소속돼있어 파업이 길어질 경우 호텔 운영에는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LA에서의 노동 분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 3월 교육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3일간 파업을 벌인 데 이어 5월에는 할리우드 작가 노조가 파업을 시작해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6월에는 지역 항만 근로자 2만여 명이 13개월에 걸친 사측과의 장기 협상 끝에 파업을 간신히 피했다.
한편, LA는 북부 캘리포니아 한인 및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미국 도시 중 하나로 파업이 지속될 경우 LA를 찾는 한인(한국) 관광객들에게도 불편이 미칠 전망이다.
LA 관광청에 따르면 팬데믹 이전인 2019년 한 해 동안 한국인 33만여 명이 LA를 찾았고 엔데믹과 함께 관광 수요를 회복하고 있는 올해는 25만여 명이 LA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사가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어 파업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여행을 앞둔 관광객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박현종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