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부 지역의 폭염이 몇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주말에는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위험한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15일 미 기상청(NWS)은 "위험한 폭염이 서부 해안에서 (텍사스∼플로리다를 끼고 있는) 걸프만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며 "주말에 숨 막히는 더위가 이어지고 있고, 서부 해안과 남서부 대부분 지역이 타는 듯한 더위에 휩싸일 것"이라고 전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남서부 상공의 고기압이 주말 내내 강하게 유지되면서 기록적인 고온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됐다. 강한 고기압은 고온의 공기 덩어리를 가두는 '열돔'(heat dome) 현상을 일으킨다.
이에 따라 15일 낮 최고 기온은 캘리포니아주 내륙 그레이트 밸리 지역에서 사막 남서부에 걸쳐 화씨 105∼115도(섭씨 41∼46도) 사이로 관측됐다. 캘리포니아주 남부와 네바다주 남부, 애리조나주 남부의 일부 사막 지역에선 최고 기온이 화씨 120도(섭씨 49도)를 넘을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구상에서 가장 더운 곳으로 꼽히는 캘리포니아 데스밸리는 일요일인 16일 화씨 128도(섭씨 53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측됐다.
<16일 북부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베이에어리어 등 주변 지역 기온. 출처 ABC10 뉴스 캡처>
텍사스주와 플로리다주는 지난달 중순부터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이곳에선 습도가 높은 지역 특성을 반영한 체감 열지수가 평균 화씨 100∼110도(섭씨 38∼43도) 수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선 최저 기온이 8일째 화씨 90도(섭씨 32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아 역대 최장기간 열대야를 기록했다. 이 지역에서는 낮 최고 기온이 화씨 110도(섭씨 43도)를 넘는 날이 1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피닉스가 있는 매리코파 카운티 보건부는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12명이 열 관련 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고했다. 온열 질환 관련성이 의심되는 55건에 대해선 사인 조사가 진행 중이다.
기상청은 미 서남부 대부분 지역에서 폭염이 다소 누그러진 뒤에도 예년 평균보다 높은 기온이 오는 26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UCLA대학의 기후학자 대니얼 스웨인 박사는 최근 유튜브 채널에서 이번 폭염에 대해 "하루나 이틀의 짧은 현상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매우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종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