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모기지론(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주택시장에 큰 타격이 되고 있다고 경제전문 CNBC방송이 보도했다.
이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높은 기준 금리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투자자의 우려로 채권 수익률이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부동산 전문매체인 모기지 뉴스 데일리에 따르면 30년 고정금리 모기지론의 평균 금리는 2000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7.48%를 기록했다. 지난 한 주 동안에만 29 베이시스 포인트(0.29% 포인트, 1bp=0.01% 포인트)나 올랐다.
이 같은 고금리는 그렇지 않아도 COVID-19 팬데믹으로 주택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주택 매수 희망자들의 구매 의욕을 떨어뜨리고 있다.
<미국에서 모기지론 금리가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주택시장의 하락세가 우려되고 있다. 코리아데일리타임즈 자료사진>
모기지론 금리는 2020년 12차례 이상 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하락세를 지속했다. 이로 인해 팬데믹이 시작된 시점부터 지난해 여름까지 주택구매 열풍이 일면서 주택가격이 40%나 올랐다.
주택가격은 지난해 말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강한 수요와 공급 부족으로 최근 다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높은 모기지론 금리는 공급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현재 주택 소유자 대다수가 적용받는 모기지론 금리가 3%를 밑돌고 있어 매물을 시장에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다른 주택으로 갈아타게 되면 모기지 이자율이 두배 이상 높아지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를 ‘황금 수갑’으로 부른다.
주택 구매자 입장에서도 1년 전만 해도 30년 고정금리 모기지론의 평균 이자율이 5.5%였던 점을 감안하면 도저히 주택구매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30년 고정금리 대출로 20%의 계약금을 내고 40만 달러 짜리 주택을 구입할 경우 현재 원금과 이자를 합친 월 상환액은 1년 전보다 420달러나 늘어나기 때문이다.
주택 건설업자들은 주택 판매를 위해 모기지론 이자 일부를 부담하거나 주택가격을 낮추는 인센티브를 통해 높은 금리의 모기지 부담을 낮춰주기 위해 애를 쓰고는 있지만 시장 심리는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모기지 금리가 치솟으면서 주택 건설업자들의 심리도 얼어붙었다. 모기지 금리 급등은 잠재적인 주택 구매자에게 큰 타격을 주고 있으며 주택 건설시장도 위축시킬 수 밖에 없다. 이달 이전만 해도 기존 주택의 한정된 매매 물량으로 구매자들이 신축 주택을 찾아 나서면서 주택건설업체들의 심리는 꾸준히 상승해왔다.
한편 미국에서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급감했고 신규 대출을 보류한 것은 은행만이 아니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박현종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