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 산하 청소년봉사단체 '도산' 창단
안창호 선생 호 도산은 '희망과 용기를 주는 사람 되자'는 뜻
박물관서 값진 봉사 대한독립, 이민역사 알리고 '대통령봉사상' 수상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SFKAHM, 관장 정은경)이 대통령봉사상(PVSA: President's Volunteer Service Award) 공인인증기관(Certifying Organizations)으로 지정됐다. 이로써 한인 청소년들이 SF한인역사박물관의 다양한 활동에 참여해 봉사하면 대통령봉사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25일 이와 관련 정은경 관장은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봉사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 기쁘다”며 “한인 청소년들이 봉사에 참여할 수 있는 더 넓은 길을 열어주기 위해 SF한인역사박물관 산하에 청소년 봉사단체 ‘도산’을 곧 출범한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의 정은경 관장.>
도산’은 민족의 선각자이자 교육자이며 독립운동가였던 도산 안창호 선생의 호를 딴 것으로, '도산'은 ‘먼 섬’이라는 뜻이다.
안창호 선생이 1902년 처음 미국으로 건너가는 배에서 멀리서 바라본 하와이섬이 마치 큰 산처럼 보였다는 데에서 '도산'이라는 호를 지었다고 한다.
'도산'의 원래 뜻은 '먼 섬'이지만, 그가 이러한 호를 지은 배경에는 민족주의적 열정과 희망, 독립을 위한 투쟁이 담겨있다. 또한, '희망과 용기를 주는 사람이 되자'는 의미도 들어있다.
정 관장은 ‘도산’은 안창호 선생의 '희망과 용기를 주는 사람이 되자'라는 뜻을 받들어 미 주류사회와 한인사회, 타 커뮤니티에 희망과 용기를 주는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인 청소년들의 봉사가 한인 커뮤니티 내에서 굉장히 제한적인 점을 들어 이전에 없었던 분야의 봉사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덧붙였다.
SF한인역사박물관은 ‘도산’에 청소년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개인적 성장을 이루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지원대상은 자원봉사를 희망하는 초중고생(미국 영주권이나 시민권 소유)이라고 밝혔다.
도산의 자원봉사 프로그램으로는 SF한인역사박물관이 수년째 이어오고 있는 ▲미주이민사 자료 수집과 번역 ▲미주이민사 사적지 홍보 영상 제작 ▲도산⸳박물관홈페이지 구축과 업데이트 ▲도산⸳박물관 주제가 작사⸳작곡 참여 ▲도산⸳박물관 사업홍보 자료제작 ▲이민사 인물 인터뷰 영상 촬영, 편집, 프로듀서(PD) 등을 맡게 된다.
SF한인역사박물관에서 주최하는 펀드레이징 등 다양한 행사에서 봉사할 수 있다.
코로나 펜데믹 직전인 2019년 11월에는 크라운플라자 호텔에서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 건립기금모금 만찬'을 열어 약 5만 달러의 기금을 모았다. 앞으로도 이같은 행사들을 열 계획이다.
<지난 2019년 크라운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 건립기금모금 만찬'에 많은 후원자가 동참했으며, 봉사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SF한인역사박물관은 매년 한인 청소년들을 위한 여러 공모전도 열고 있다.
한인이민 120주년 기념 '친구에게 들려주는 미주 독립운동 이야기'를 주제로 e-Book 만화공모전을 주최했으며, 입상자에게는 SF총영사상과 미셰 스틸 박 미 연방하원의원상이 수여됐다.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에 열린 e-Book 만화공모전 시상식.>
또한, 대한독립을 위해 활약한 애국선열과 독립운동 유적지를 조명하는 '제1회 UCC 공모전'도 개최했다. '사라지는 것을 찾아서'를 주제로 열린 공모전에 참여한 초⸳중⸳고생들은 샌프란시스코의 엔젤 아일랜드·페리빌딩·상항한인교회를 비롯해 윌로우스 한인 비행사 양성소 등 북부와 중부 캘리포니아에 산재해 있는 이민·독립유적지를 찾아 조상들의 발자취를 영상으로 담아내는 작업을 했다.
<'제1회 UCC 공모전' 포스터>
이민사, 독립운동사 등 다방면의 역사 지식을 갖춘 실력 있는 강사 배출을 위한 ‘찾아가는 이민사 아카데미’도 매년 북부 캘리포니아 여러 지역에서 개최하고 있다.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2021년에는 미주 한인 독립운동 유적지들이 잊히지 않도록 하는 ‘독립운동 표석’ 사업을 시작해 10개월 만에 첫 열매를 맺기도 했다. 미주 한국인 독립운동 표석 제 1호가 ‘오클랜드 한인연합감리교회' 입구에 설치됐다.
<지난 2021년 12월 미주 한국인 독립운동 표석 제 1호가 ‘오클랜드 한인연합감리교회' 입구에 설치됐다.>
‘독립운동 표석’ 프로젝트를 통해 캘리포니아에 있는 ‘페리빌딩’ ‘공립협회’ ‘팰리스 호텔’ ‘흥사단’ ‘상항한국인 연합감리교회’ ‘윌로우스 한인비행학교’ ‘버지스 호텔’ 등 유서 깊은 독립운동 유적지에 표석을 건물 외벽에 붙이거나 앞에 세우는 중⸳장기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SF한인박물관의 업적으로 북⸳중부 캘리포니아의 독립운동 유적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주소 등을 적은 안내 책자를 한국어와 영어로 각각 1,000부씩 발행해 이를 원하는 한국학교, 단체, 일반에게 배포, 큰 관심을 모았다.
SF한인역사박물관은 현재 '재미한인의 삶과 독립운동-eBook'을 준비중이다.
<독립운동 유적지 지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정현 샌프란시스코 한인박물관 전 이사.>
이외에도 이민사와 독립운동 자료수집, 강연, 북부 캘리포니아 한인 30여 명의 이민사를 담은 영상인터뷰, 출판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쳐오고 있으며, 이 지역 작가들을 위한 작품전시회 공간 제공 등 '문화적 콜라보'도 주력해 왔다.
이같은 SF한인박물관이 펼치고 있는 한국 및 한인 역사 알리기 프로젝트에 ‘도산’이 봉사자로 함께 할 수 있다.
SF한인박물관은 웹사이트를 통한 다양한 자원봉사 프로그램과 봉사(시간) 관리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12개월간의 봉사시간과 자격이 검증되면 ‘대통령 자원봉사상’을 받을 수 있다.
<대통령봉사상(오른쪽)과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 로고.>
상을 기준으로 한 모든 정보를 수상자의 이름과 상의 연도별로 검색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도산’ 회원들과의 정기적 간담회를 통해 필요한 부분을 제공하고 개선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정 관장은 "독립운동 유적지와 같이 사라져 가는 흔적을 찾아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것도 박물관이 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라며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 중북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대한독립을 열망했던 선조들의 투쟁과 한인사회 역사를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계속해 오고 있다. 한인 청소년들이 ‘도산’으로 활동하면서 배울 점이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F한인역사박물관은 ‘도산’ 청소년들의 리더십 함양을 위해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 등의 세계적 기업에서 종사하는 한인을 강연자로 초청해 이들의 경험과 능력을 배우는 ‘컨퍼런스’도 열 예정이다.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의 활동은 홈페이지(www.SFKAHM.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이 지난 2018년 오클랜드에서 박물관 건물을 대여 했을 당시 개소식 행사 모습.>
▲‘도산’ 등록 문의: sfkahm20@gmail.com
<김판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