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지난달 25일 노숙자 텐트촌을 강제 철거하라는 긴급 명령을 내린 가운데 캘리포니아의 양대 도시인 샌프란시스코(SF)와 로스앤젤레스(LA)가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노숙자들이 안전과 치안 문제를 야기한다는 이유에서 "(텐트촌) 현장을 정리하기 위해 지역 차원에서 시급히 움직여야 할 때"라며 "더 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다. 철거 지원을 위해 10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주지사의 행정명령이 각 자치 정부에 강제적 효력은 없는 상황에서 주내 주요 도시인 SF와 LA는 엇갈린 반응이다.
SF는 노숙자에 대한 벌금과 체포 조치를 계획하고 있으며 적극적인 단속을 통해 노숙촌을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도로 중앙에 설치된 노숙자 텐트. 코리아데일리타임즈 자료사진>
반면 LA는 노숙자 처벌을 반대한다며 기존의 "돌봄 우선, 구금 마지막"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지지자들은 강제 철거 조처가 장기적으로 노숙자 인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엘리자베스 펑크 비영리 단체 설립자는 "사람들이 증발하지 않는다. 어디론가 가야만 한다. 사람들을 거리에서 쓸어버리는 건 답이 아니고 이들을 위한 장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반대 입장도 만만치 않다. 전국의 무주택 인구가 LA로 몰려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 주택도시개발부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전체 노숙자 65만3,000명 가운데 28%에 달하는 18만여 명이 캘리포니아에 거주하고 있다. 이들 중 4만5,000여 명이 LA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임스 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