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은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SFKAHM⸳관장 정은경)이 2025년 추진 사업 발표와 이사진 보강으로 외연 확장과 내실 다지기에 들어갔다. 또한, 박물관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유병주 코리아나 플라자(KP) 대표와 자료 보존에 도움을 준 우동옥 실리콘밸리한인회장에게 각각 감사장을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 정은경 관장이 유병주 코리아나 플라자(KP) 대표와 우동옥 실리콘밸리한인회장에게 각각 감사장을 전달하고 있다.>
21일 박물관 측은 올해 핵심 추진 사업으로 ▲청소년봉사 네트워크 ‘도산’ 창단 ▲미주이민 122주년 기념 ‘친구에게 들려주는 미주 독립운동 이야기 공모전(영상 또는 그림)’ ▲찾아가는 이민사 아카데미 ▲미주 한국인 독립운동유적지 제2호 표석 세우기 ▲8.15 광복절 기념행사 ▲E-BOOK ‘재미 한인의 삶과 독립운동’ 제작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 창립 10주년 기념행사 등 7개를 내놓았다.
특히 이 사업 중 ‘도산’은 박물관 산하에 한인 청소년봉사네트워크를 만든다는 것으로, 박물관 측은 일정 시간 봉사한 단원들에게 미국 대통령봉사상을 줄 수 있는 인증기관의 자격을 획득했다. 오는 2월 8일 도산 창단식을 한다.
도산은 샌프란시스코에서 활약한 독립운동가이자 민중의 지도자 도산 안창호 선생의 호다.
<한인 봉사청소년네트워크 도산이 오는 2월 8일 창단식을 갖는다. 사진은 도산의 로고이며 '우리는 21세기 독립투사'라는 글귀가 인상적이다.>
박물관은 샌프란시스코 및 베이지역 상당수 한인과 한국 정부도 등한시한 북부와 중부 캘리포니아에 남아있는 역사(독립운동사 및 이민사)를 기억하는 작업을 앞장서 해오고 있다.
그 첫 번째로 지난 2021년 12월 5일 미주 한국인 독립운동 표석 제1호가 ‘오클랜드 한인연합감리교회'에 들어섰다.
오클랜드 한인연합감리교회는 한인 이민역사 초기인 1914년 6월 5일 창립(1905 태동)됐다. 100여 년의 교회 역사 중에 2대 임정구 담임목사와 조성학 장로, 노신태 등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이 수여됐다. 독립의식 고취와 독립자금 모금에 앞장선 여성운동가인 김자혜와 그의 사위 안영호(도산 안창호 선생의 조카)에게는 건국포장이 추서됐다. 이들 모두 머나먼 타국에서 조국독립, 지역사회 봉사, 미주 한인들의 자립, 교육 등에 헌신한 민족교회인 오클랜드 한인연합감리교회 출신이다.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이 북부 및 중부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독립운동사, 이민사와 관련한 표적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21년 12월 5일 미주 한국인 독립운동 표석 제1호가 ‘오클랜드 한인연합감리교회'에 붙여졌다. 이를 기념하기 위한 테이프 커팅식이 열리고 있다.>
박물관은 북부와 중부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페리빌딩’ ‘공립협회’ ‘팰리스 호텔’ ‘흥사단’ ‘상항한국인 연합감리교회’ ‘윌로우스 한인비행학교’ ‘버지스 호텔’ 등과 같은 독립운동 유적지들이 잊히지 않도록 표석을 건물에 붙이거나 세우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올해 제2호 표석이 놓일 장소를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이외에도 올해는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이 창립 1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로 지난 10년을 되돌아보고 우리 한인 이미 역사를 한인 및 주류 커뮤니티에 알리는 행사를 연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9년 크라운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 건립기금모금 만찬'에 많은 후원자가 동참했으며, 봉사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박물관은 조직도 확대했다. 이사로는 정은경, 정인경, 윤지해, 김판겸, 그린장, 조종애, 이진희, 홍혜정, 이정현, 김난주, 전화영, 박미나, 이수미, 임소영 씨와 자문으로 클레어유, 김경년, 이종혁, 김동열, 설진현 씨를 비롯해 고문으로는 차만재, 홍선표, 서해성 씨 등 총 22명이다. 이번에 새로 5명이 영입됐다.
박물관은 올해 이사진을 30명 이상으로 늘리고 새 이사장도 영입하겠다며 올해를 박물관이 다음 10년 위한 초석을 놓는 해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한편 정은경 관장은 지난 1월 11일 새크라멘토를 찾아 유병주 KP 대표에게, 앞서 9일에는 산호세 산장식당에서 우동옥 실리콘밸리한인회장에게 각각 감사장을 전달했다.
정 관장에 따르면 미주 독립운동의 1번지 대한인국민회(LA)에 보관⸳전시하고 있던 자료들을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으로 2021년 이전하게 됐다. 하지만 보관이나 전시할 장소를 찾지 못했다. 이 때문에 박물관은 2년 넘게 수천 달러에 달하는 돈을 내고 창고를 빌려 자료들을 보관하고 있었고, 점차 재정에 부담이 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2023년 6월 우 회장이 역사자료들을 창고에서 실리콘밸리 한인회관으로 옮겨 전시할 수 있도록 했다. 자칫 곰팡이로 뒤덮일뻔한 소중한 자료가 우 회장의 결단으로 보존될 수 있었다.
<정은경 관장과 우동옥 회장이 창고에서 실리콘밸리 한인회관으로 옮겨진 자료들을 보고 있다.>
유병주 대표의 경우 북부 캘리포니아 한인이라면 그가 비영리단체 후원에 얼마나 적극적인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수많은 미담제조기'인 유 대표는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몸소 실천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 한인회관 재건축에 10만 달러를 쾌척한 바 있다.
박물관도 유 대표로부터 일회성 도움이 아닌 오랜 기간 도움을 받고 있다.
박물관의 최고 성과 중 하나로 꼽히는 북⸳중부 캘리포니아 지역의 독립과 미주 한인역사가 깃든 유적지를 찾아내 영어와 한국어로 지도를 만드는 프로젝트에 유 대표가 6,000달러를 후원했다.
박물관의 대표 프로젝트로 차세대 한인 청소년에게 선조들이 품었던 애국애족, 독립정신, 이민역사 등 뿌리 교육을 통해 정체성 확립과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기 위한 ‘찾아가는 이민사 아카데미’ 사업도 매년 지원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의 중점 사업 중 하나인 '찾아가는 이민사 아카데미'가 실리콘밸리 한국학교에서 열려 많은 학생들의 관심을 모았다.>
정은경 관장은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 분들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품고 있다”며 “올해 10주년 행사를 통해 더 많은 분께 고마움을 전하고 박물관이 가진 비전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도산’ 등록 문의: sfkahm20@gmail.com
<김판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