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한인회장 모임인 ‘실리콘밸리 한우회(이하 한우회)’는 24일 현 한인회를 다각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천명했다. 또 제3대 한우회 회장에 김호빈 씨를 추대했다.
이날 산호세 산장식당에서 백석진(8대), 오재근(9대), 장동학(12대), 남중대(14대), 김호빈(15대), 신민호(17대), 박승남(20대) 씨 등 한우회 회원들이 신년 모임을 갖고 참석자 만장일치로 김호빈 씨를 3대 회장으로 임명했다. 우동옥(21-22대) 현 회장도 이날 모임에 함께했다.
<24일 실리콘밸리 전직 한인회장 모임인 한우회는 신년 모임을 통해 현 한인회 지원 등을 약속한 후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남중대, 신민호, 백석진, 우동옥, 박승남, 김호빈, 오재근, 장동학 전 한인회장>
김 회장은 “전직 회장들이 한인 커뮤니티 발전에 조금이나마 어떤 도움을 주고 협업할 수 있을지를 전⸳현직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기 위해 만든 자리”라며 “우리 한우회는 한인회가 힘들고 어려울 때 도움은 물론 그동안의 경험에서 나온 조언과 쓴소리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또 “한인회장 선배로서 한인회의 내부 분쟁 시 해결점을 찾지 못한다면 중재자 역할과 행사 등에도 후원하겠다”며 “현 한인회가 바른길로 나아가고 우동옥 회장이 하려는 일과 생각이 옳다면 그 생각이 잘 실천되도록 도와주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며 현 한인회에 힘을 실어줬다.
<실리콘밸리 한우회 제3대 회장에 임명된 김호빈(왼쪽) 회장이 우동옥 현 회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번 모임의 최고 원로인 백석진 전 회장은 “여기 있는 모든 분이 실리콘밸리 한인회장을 해봤지만, 한인회 행사에 전임 회장들이 2~3명 참석하지 않는 것 같다”며 “한우회 모두가 솔선수범해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중대 전 회장은 “북부 캘리포니아 전체에서 한인들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실리콘밸리 지역의 한인회로서 그 역할과 해야 할 일들을 다시 한번 깊게 고민해 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우회에 바라는 부분과 향후 계획에 대한 질문에 우동옥 현 회장은 ▲전직 회장들과의 정기 모임을 통한 의견 전달⸳수렴 ▲임원⸳이사⸳재정 후원자 등 인사 추천 ▲한인회 행사(3.1절, 8.15 광복절, 어워드나이트 등) 참석을 꼽았다.
<우동옥 현 실리콘밸리 한인회장이 한우회에 바라는 점과 애로사항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우 회장은 올해 중요 계획과 관련 “지난해 처음으로 한인회관 건립기금마련 골프대회를 열어 3만2,800달러가 모금됐고, 올해도 5월 말이나 6월 개최를 생각 중”이라며 “신규 사업으로 중고등학생이 중심이 돼 학교, 미국 생활 등을 기사로 쓰는 온라인 신문사이트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4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새 정관을 준비했고, 이를 위한 정관 개정 공청회를 준비 중인 우 회장은 “현직 회장으로서 가장 힘든 점은 모두 아시겠지만 시대와 세대가 많이 변했다”면서 “1세에서 2세로 넘어가고 지금 기존의 40대는 엔지니어 출신이 많아서 실질적으로 한인사회의 도움이 필요없다”며 한인회 역할과 세대교체의 고민을 털어놨다.
우 회장은 “제가 가장 원하고 필요했던 부분은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라고 여쭤볼 수 있는 오늘과 같은 기회였다”며 “새로운 것들을 접하고 때론 받아들이면서 가끔 ‘이게 맞는지’ 혼자서 고민할 때가 너무너무 많다. 정기적 모임을 통해 그 경륜과 경험을 들려달라”고 요청했다. 한우회는 이 요청을 받아들여 두 달에 한 번씩 모임을 갖기로 했다.
<실리콘밸리 한우회 회원들과 우동옥 회장이 의견을 나누고 서로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
현재 실리콘밸리 한인회는 ▲보다 많은 능력 있는 인재의 한인회장 출마를 위해 선거 공탁금 및 출마 이사진 축소 ▲출마 회장의 나이 제한 ▲실리콘밸리 한인회 관할 구역(지역)의 명확한 구분 등을 주요 안건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편, 실리콘밸리 한우회는 지난 2010년 창립해 2012년까지 장팔기(제3대 한인회장) 씨가 초대회장을 지냈다. 이후 12년 동안 맥이 끊겼던 한우회는 지난 2024년 오재근 씨가 2대 회장을 맡았고, 올 1월 김호빈 씨가 3대 회장이 됐다. 임기는 1년으로, 연임이 가능하다.
<김판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