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청소년봉사네트워크 ‘도산’이 오는 2월 8일 창단식을 갖는다.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관장 정은경) 산하 단체인 도산은 우선 캘리포니아의 베이 에어리어(Bay Area), 몬트레이, 샌디에고 등 3개 지역에 지부를 구축했다. 올해 캘리포니아 여러 지역과 한국에도 지부를 둔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는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은 일정 시간 봉사한 단원에게 미국 대통령봉사상을 줄 수 있는 인증기관의 자격도 획득했다.
도산은 샌프란시스코에서 활약한 독립운동가이자 민중의 지도자 도산 안창호 선생의 호다. 미국으로 가는 뱃길에서 그는 넓고 넓은 바다에 우뚝 솟은, 웅장한 하와이섬을 보고 감격했고, 자신의 호를 ‘도산(島山)’이라 지었다.
“나도 넓고 넓은 저 바다에 우뚝 서 있는 섬(도산)과 같이 사람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주는 사람이 되리라.”
도산의 단원들은 이같은 안창호 선생의 뜻을 이어받아 미국에 산재해 있는 한인(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전파하는 ‘21세기 독립투사’의 역할을 하게 된다.
주류와 한인 커뮤니티에 알려지지 않았거나 외면받고 있는 소중한 역사를 현대로 끄집어내는 막중한 임무를 맡은 이들이 바로 ‘도산’의 단원들이다.
창단 단원 중 박노아(Noah Pak, 몬트레이 고교 11학년), 장진호(Andrew Jinho Chang, 산라몬 밸리 고교 10학년), 리처드 리(Richard Lee, 프랜시스 파커 고교 10학년), 최지호(Jiho Choi, 브래넘 고교 9학년), 길건우(Keonwoo Isaac Kil, 다트머스 중학교, 7학년) 등 5명을 추려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들의 앞으로의 각오와 생각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코리아데일리타임즈가 도산의 창단 멤버 중 5명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박노아, 장진호, 리처드 리, 길건우, 최지호 군.>
■ 도산 창립 회원이다. 도산의 역사와 시작을 같이하는데, 각오가 남다를 것 같다.
▲(박노아) 도산의 첫 시작에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뜻깊습니다. 제가 하는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도산의 미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산이 커뮤니티에 좋은 변화를 만들어가는 걸 직접 보고, 그 과정에 제가 함께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장진호) 초창기 회원이 되어 자부심을 느낍니다. 제가 그 동안 모르고 있던 초기 이민 사회의 역사와 도산 안창호님의 공로를 배우고 알릴 기회에 대해 기대감이 큽니다.
▲(리처드 리) 저는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한국 역사에 대해 배운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일본에 의한 한일 강제병합 역사에 매우 흥미를 느꼈고, 특히 그 시대를 묘사한 K-드라마가 몇 년 전에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국을 방문할 기회도 있었고, 부모님은 저를 몇 곳의 박물관에 데려가셨는데, 그 당시 한국인들의 파괴적인 삶과 독립운동에 대한 노력을 보여주는 수많은 전시물이 있었습니다. 이런 종류의 경험은 저에게 이 행사에 대한 추가 연구하도록 동기를 부여했고, 수백 명의 청중 앞에서 제 작품을 발표하는 National History Day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최지호) 도산 창단이라는 역사적인 순간에 창립 회원으로 함께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산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미주 한인 이민역사와 한국 역사 및 문화를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사회에 이바지하고, 도산역사의 초석을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길건우) 저는 도산의 창립 멤버가 되어 매우 기쁩니다. 도산을 시작하면서 저는 우리가 만드는 모든 활동이 특히 미국 내 한인 청소년이 가진 한국 역사에 대한 이해와 정체성과 매우 관련이 있어서 열정적으로 배우며 참여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나의 정체성, 나의 나라 한국을 더 알고 싶고 자랑하고 싶습니다.
■ 도산 ‘안창호’에 대해 아는 게 있는가? 있다면 어떤 부분을 가장 존경하나?
▲(박노아) 도산 안창호 선생님은 한국을 지켜준 독립운동가입니다. 결국, 지금의 우리가 있도록 지켜준 분입니다. 그리고 “교육이 최고의 무기다”라는 말이 있는데 안창호 선생님은 교육과 사람을 키우는 데도 정말 노력하신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내 앞의 문제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미래를 생각하신 그분의 정신이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말로만 하지 않고, 항상 행동 통해 목표를 이루려 했던 모습 또한 존경스럽습니다.
▲(장진호) 네, 부모님과 함께 한국에 있는 도산공원의 도산안창호기념관 과 도산의 동상이 있는 리버사이드 방문 후에 관심을 더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정직성에 대한 그분의 마음가짐과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가장 존경합니다. 그분의 전반적인 리더십 또한 높이 생각합니다, 오랜지 하나를 나무에서 따더라도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하고, 작은 행동도 나라를 대표하듯 열심히 하는 그분의 태도가 가슴에 와닿습니다.
▲(리처드 리) 도산으로 알려진 안창호는 미주에서 가장 활동적인 독립운동가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6세의 나이에 한국에서 청일전쟁이 발발한 것을 목격한 후, 그는 조국과 국민을 위해 싸우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교육을 받기 위해 미국에 왔지만, 한국이민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보고 자신의 이익보다 지역사회의 복지를 우선시하기로 했습니다. 그는 지도자가 되어 미국 내 한인 디아스포라를 지도하고 지원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인 이익보다 지역사회에 대한 변함없는 헌신에 대해 도산 안창호를 깊이 존경합니다.
▲(최지호) 도산 ‘ 안창호’의 리더쉽을 가장 존경합니다. 미주 한인 이민 역사를 공부하며 안창호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임시 정부를 수립하고, 독립신문을 창간하는 등의 많은 업적 가운데에서도 특히 낯선 이국 땅에서 독립군을 불러 모아 조국의 독립운동에 힘을 보탠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고 존경스러웠습니다. 본받고 싶은 리더의 모습이었습니다.
▲(길건우) 저는 안창호 선생님을 근면함과 자기 계발을 강조하고 한국 독립에 헌신한 사람으로 배웠습니다. 특히, “성실과 희망”이라는 그분의 리더십에 대한 생각은 저에게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안창호 선생님께서 강조한 민족의식과 교육의 중요성은 우리 모두가 배워야 할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 도산은 일반 한인 청소년봉사단체와는 출발점이 다르다. 미주 한인 및 한국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 알리는 역할을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과 함께 하게 된다. 이런 내용을 주류와 한인 커뮤니티에 널리 알리기 위한 아이디어가 있는지?
▲(박노아) 저는 역사를 알리고 흥미를 끌기 위해 디지털 콘텐츠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짧고 재미있는 동영상을 만들어 소셜미디어에 소개하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역사를 아는 게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 똑바로 알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선 우리 뿌리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도산은 다른 봉사단체와는 달리, 역사와 문화를 기억하고 이어가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진호) 유적지를 방문하고 관련된 자료도 찾으며 더많은 관심을 가지고 영상물을 찍거나 간단하게라도 설명된 자료를 만들어서 소개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다니는 학교에 있는 아시아 관련 클럽에서 한국의 애국자 도산 안창호에 대해 알리는 것입니다.
▲(리처드 리) 도시마다 한국 잡지와 찾는 한국 커뮤니티 웹사이트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한 매체를 통해 저는 Korean American National Museum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칼럼을 쓰고 싶습니다.
▲(최지호) 우선 SNS(유튜브, 인스타그램, 한인커뮤니티 인터넷사이트 등)를 활용해 도산과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의 활동을 주류 및 한인 커뮤니티에 알리고 싶습니다. 또한 학교 내 각종 한국관련 클럽들과 연계해 미주 한인 및 한국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기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길건우) SNS와 디지털 플랫폼을 사용하여 샌프란시스코의 한인 역사와 문화를 홍보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페리 빌딩과 같은 관광지가 독립 운동과 관련된 장소임을 소개하는 짧은 비디오를 한국말과 영어 버전으로 제작하여 저희의 역사를 알립니다. 또한, 한국어를 배우는 공립학교와 연계하여 Bay area 독립운동 지도를 기반으로 한 워킹 투어나 가이드 프로그램을 한국인뿐만 아니라 미국 공립학교 내 학생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독립운동의 역사적 유적지를 방문한 후기를 업로드하는 챌린지를 시작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 도산의 모토는 ‘우리는 21세기 독립투사’이다. 이 문구가 어떻게 본인에게 다가오나?
▲(박노아) ‘21세기 독립투사’라는 문구는 지금 우리가 한국과 한인 문화를 이어가야 한다는 의미 같습니다. 사실, 외국에서 열심히 사는 한국인들을 보고 “민간 외교관”이라는 말을 하던데요. 우리가 사는 곳에서 한국 문화를 알리고, 한인 커뮤니티를 더 잘 보여주는 게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도 ‘21세기 독립투사’처럼 한국과 우리 정체성을 지키면서,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장진호) ‘우리는 21세기 독립투사’는 우리가 정의와 자기 계발을 위해 싸운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는 힘이 됩니다. 한국의 역사가 잘못 알려진 부분에 모른 척 넘어가지 않고, 진실의 역사를 잘 이해하고 알리는 노력을 하고 싶습니다.
▲(최지호) 도산 안창호가 독립운동 당시 보여주었던 리더십과 열정을 계승해 현재의 우리는 타국에서 우리 민족의 역사를 보존하고 알리는 리더십과 열정을 가진 사람이 되자는 의미로 다가옵니다.
▲(길건우) ‘우리는 21세기 독립운동가입니다!’ 저는 이 모토를 보고 도산에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학교에서의 역사 수업을 통해 독립운동가들이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한국 문화를 보존했다면, 우리는 21세기에 맞는 방식으로 우리 지역사회와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고 저 또한 생각했습니다. 저는 저희 한인 청소년들이 비록 미국 문화 속에 살지만 한국인으로서 정체성과 자부심을 보존하고, 다음 세대에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전수하는 것이 바로 21세기형 독립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에서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독립 유적지 지도가 있다. 이중에 가본 곳이 있는지, 없다면 어디를 가장 먼저 가보고 싶고 이유는?
▲(박노아) 제가 지금까지 다녀온 곳은 6.25 참전용사 기념비,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 리들리 한인역사기념각, 리들리 이민선조 공동묘지입니다. 이곳들을 방문하면서 독립운동과 이민 선조들의 희생, 그리고 역사적 아픔을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우리가 지금 이곳에서 살 수 있는 게 그분들의 희생 덕분이라는 걸 더 실감하게 됐습니다.
▲(장진호) 저는 페리 빌딩과 앤젤 아일랜드에 가봤습니다. 그 두 곳은 그곳을 지나간 이민자들의 역사 때문에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저는 한국의 군사적 과거에 관심이 있어서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참전용사 기념비에 가고 싶습니다.
▲(리처드 리) 저는 앤젤 아일랜드 주립공원을 방문하고 싶습니다. 구체적으로, 박물관으로 바뀐 이전 이민국에 가고 싶습니다. 큰 꿈을 안고 미국에 온 이민자들이 처음부터 견뎌야 했던 고난과 굴욕을 반영한 시와 글을 경험하고 싶습니다.
▲(최지호) 아직까지 가본 곳이 없습니다. 가장 먼저 방문해보고 싶은 곳은 대한인국민회(The Korean National Association)입니다. 왜냐하면 미주 한인들의 애국 정신을 고양하고 한인사회를 발전하는데 크게 기여한 대한인국민회를 직접 보며 동포들이 느낀 감정을 체험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길건우) 저는 페리 빌딩과 앤젤 아일랜드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가족과 함께 페리 빌딩을 단순한 관광지로 둘러 보았었지만 그 건물이 한국 역사와 관련이 있다는 걸 전혀 몰랐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페리 빌딩이 한국 이민자들이 미국에 입국하는 첫 관문 중 하나였고 도산 안창호 선생님께서 이곳에서 독립활동을 시작했다는 걸 알게 된 후에는 저에게 더 의미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 작년에 한국학교 역사 수업의 일환으로 앤젤 아일랜드를 방문했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한국 독립운동가들이 역사 속에서 살았던 환경에 대해 알아보았고, 그 당시 한국학교 친구들과 함께 의상을 입고 짧은 영상을 만들며 그때의 활동을 재연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독립운동을 위해 힘든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은 분들의 이야기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이 두 곳을 직접 체험하면서 이곳 Bay area와 관련된 한국 역사를 더 알게 되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는 지도에 있는 다른 독립사적지를 방문하여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우고 싶습니다.
■ 본인은 앞으로 도산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싶은가?
▲(박노아) 한국 역사와 문화를 더 많이 알리는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배우는 걸 넘어서서 우리가 직접 역사에 대해 알리고, 그 의미를 사람들에게 전달할 기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런 것들이 ‘21세기 독립투사’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진호) 저는 도산과 관련된 역사적 유적지에 가서 견학도 하며 정보도 알아보고 배우며, 영상도 제작해서 인터넷에 올리고 홍보하고 싶습니다.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 역사를 가르치기 위한 모금 기회에도 참여하고 싶습니다.
▲(리처드 리) 작년부터 저는 National History Day(NHD)를 통해 한국 역사와 한국 이민자들의 투쟁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이 프로젝트만 진행하는 동안, 저는 같은 열정을 공유하는 많은 교사와 친구들과 한국 역사를 보다 체계적으로 공유하고 홍보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쁩니다. 저는 도산 안창호에 대한 더 많은 자료를 더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연구를 계속할 것입니다.
▲(최지호) 미주 한인 이민 역사와 관련된 영상을 제작하고, 도산의 활동을 촬영, 기록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도산의 존재를 알리고 싶습니다.
▲(길건우) 저는 도산의 사명을 실현하기 위해 역사 관련 워크숍, 자원봉사 프로젝트 기획, 전시회 개최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특히 제가 가진 클라리넷 연주 실력을 활용해 도산의 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줄 음악 공연을 기획하거나, 토론기술을 활용해 제 주변의 한인 친구들, 더 나아가 비 한국인 친구들과 지역사회에 한국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이 외에도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저희 세대와 다음 세대가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쉽게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얼굴을 넣은 디자인과 '한국 문화 지킴이'라는 영어 문구가 새겨진 상의.>
▲‘도산’ 가입 문의: sfkahm20@gmail.com
<김판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