션 더피 미국 교통부장관이 캘리포니아 고속철도 건설과 관련 연방정부가 프로젝트를 공식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25일 CNN 등 미 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더피 장관은 지난주 캘리포니아를 방문해 캘리포니아 고속철도 프로젝트를 강하게 비판하며 “이 프로젝트는 심각하게, 말 그대로 ‘궤도를 이탈’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로스앤젤레스(LA)와 샌프란시스코(SF)를 연결할 계획인 캘리포니아 고속철도 프로젝트에 대한 문제를 강조하며 “캘리포니아는 이 프로젝트를 완수할 자금이 없다”고 주장했다.
<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 고속철도 프로젝트와 관련 연방정부가 프로젝트를 공식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출처 KTLA 캡처>
더피 장관은 LA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캘리포니아 공화당 의원들과 함께 이같은 발언을 했다.
그는 2008년 캘리포니아 유권자들이 프로젝트를 승인했을 당시 예상 비용이 약 450억 달러였으나, 현재 추정 비용이 880억~1,280억 달러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그중 캘리포니아주는 100억 달러를 지출해야 하며, 연방 정부는 35억 달러를 부담하고 있다. 그러나 프로젝트 완공 시점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더피 장관은 “그렇다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까. 캘리포니아의 결정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연방 정부의 세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는 책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바이든 행정부가 승인한 연방 지원금 40억 달러 추가 배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 지원금은 2030~2033년 완공 예정인 베이커스필드-머세드 구간에 사용될 계획이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추가 자금 지원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더피 장관은 “우리가 단순히 자금을 제공하고, 주 정부가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는 없다”라고 했다.
이번 조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 프로젝트의 지출을 조사하겠다고 약속한 지 불과 몇 주 만에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LA-SF를 잇는 고속철도 프로젝트는 내가 본 것 중 최악의 관리가 이루어진 프로젝트”라며 “이보다 더 심한 사례도 봤지만, 이렇게 터무니없는 비용이 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이 프로젝트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시작할 것이며, 이런 일은 전혀 본 적이 없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캘리포니아 고속철도국(High-Speed Rail Authority) CEO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번 조사를 환영하며, 연방 정부와 협력할 기회를 기대한다. 이미 여러 차례 독립적인 연방 및 주 정부 감사를 완료했으며, 모든 지출 내역이 명확하게 기록돼 있다. 우리는 프로젝트의 진척과 영향에 대한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성명서에서는 “캘리포니아 고속철도는 현재 171마일 구간에서 활발히 공사가 진행 중이다. 50개 이상의 주요 구조물이 완공됐고, 1만4,7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880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참여하고 있다”며 “프로젝트가 캘리포니아 중부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공화당 의원들은 이 프로젝트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고속철도국에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을 요구하는 법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또, 프로젝트 예산 중 10억 달러를 물 기반 시설 및 산불 예방 사업으로 재배정하는 법안도 발의했다.
알렉산드라 마세도 주하원의원은“납세자들에게 그들의 세금이 고속철도 프로젝트에서 제대로 쓰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방법이 무엇인가. 나는 언제나 물 기반 시설과 산불 예방이 더 좋은 선택이라고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탕기파 주하원의원도 “고속철도 프로젝트는 제대로 된 계획도 없이 공사를 시작했다. 이는 마치 100층짜리 빌딩을 짓겠다고 해놓고 39층에 대한 설계도 없이 지하실부터 짓는 것과 같다. 이게 누구에게 말이 되는가”라고 비판했다.
현재 이번 조사가 얼마나 지속될지,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자금 지원을 계속할지에 대한 최종 결정을 언제 내릴지는 불확실한 상태다.
<김판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