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35년 된 투자 비자를 대체할 ‘골드카드(Gold Card)’ 비자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26일 발표한 가운데 500만 달러를 투자해야 받을 수 있는 해당 비자(영주권)로의 대체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28일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은 “‘트럼프 골드카드’가 2주 안에 EB-5 비자를 대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EB-5 비자는 1990년 미 의회에서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만든 제도로, 100만 달러(또는 특정 지역에서는 5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최소 10명을 고용하는 사람에게 제공됐다.
<2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00만 달러 투자시 영주권을 주는 일명 '골드카드' 비자 도입 안을 발표했다. 출처 박악관 홈페이지>
루트닉 장관은 골드카드가 실제로는 영주권(Green Card)이며, 투자 기준을 높이고 EB-5 프로그램의 사기 및 불투명성을 없앨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기존 영주권과 마찬가지로 시민권 취득 경로가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국토안보부의 최신 이민통계연감에 따르면 2022년 9월 30일까지 12개월 동안 약 8,000명이 투자 비자를 받았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2021년 보고서에서 EB-5 비자가 자금 출처의 합법성 검증 문제 등으로 인해 사기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투자 비자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시행되고 있는 제도다.
컨설팅 업체인 헨리 앤 파트너스에 따르면 미국을 비롯해 영국, 스페인, 그리스, 몰타, 호주, 캐나다, 이탈리아 등 100개국 이상이 부유한 개인을 대상으로 ‘골든 비자’를 제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비자 프로그램에서 일자리 창출 요건을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기존의 EB-5 비자는 연간 발급 수 제한이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정부가 1,000만 개의 ‘골드카드’를 판매해 재정 적자를 줄일 수도 있다”며 “아주 좋을 수도 있고, 어쩌면 환상적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영주권과 비슷하지만 더 높은 수준의 제도이며, 기본적으로 부유한 사람이나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을 위한 시민권 취득 경로”라며 “부유한 사람들이 재능 있는 사람들을 위해 투자할 수도 있다. 즉, 기업이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자금을 지원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오랜 기간 미국에서 체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의회는 시민권 취득 요건을 결정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골드카드’ 프로그램은 의회의 승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판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