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영어를 미국의 공식 언어로 지정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고 CNN, NBC, 폭스 뉴스 등이 보도했다.
이번 명령에 따라 연방 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관과 단체는 영어 이외의 언어로 문서와 서비스를 계속 제공할지를 선택할 수 있다.
이 행정 명령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시행한 정책을 폐지하는 것으로, 이전에는 연방 지원을 받는 정부 기관과 단체가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언어 지원을 제공하도록 의무화했다.
미국에서 영어를 공식 언어로 지정하는 것을 지지하는 단체인 'U.S. 잉글리쉬(English)'에 따르면 이미 30개 이상의 주가 영어를 공식 언어로 지정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영어를 미국의 공식 언어로 지정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출처 인스타그램 캡처>
수십 년 동안 미국 의회에서는 영어를 공식 언어로 지정하는 법안을 여러 차례 발의했지만, 지금까지 입법에 성공하지 못했다.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 출범 몇 시간 만에 백악관 공식 웹사이트의 스페인어 버전이 삭제됐다. 이에 대해 히스패닉 이민자 단체와 여러 시민 단체들은 혼란과 불만을 나타냈으며, 당시 백악관은 스페인어 웹사이트를 다시 복구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1일 현재까지 복구되지 않았다. 백악관은 해당 웹사이트가 복구될지에 대한 질의에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 중에도 백악관 웹사이트의 스페인어 버전을 폐쇄했으며, 이는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복구됐다.
이번 행정 명령에 따르면 "영어를 공식 언어로 지정함으로써 의사소통을 단순화할 뿐만 아니라 국가적 가치를 강화하고, 보다 통합적이고 효율적인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새로운 미국 시민을 맞이하는 과정에서 국가 언어의 학습과 습득을 장려하는 정책은 미국을 공유된 터전으로 만들고, 새로운 시민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줄 것"이라며 "영어를 구사하는 것은 경제적 기회를 넓혀줄 뿐만 아니라, 이민자들이 지역사회에 적응하고 국가적 전통에 참여하며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명시했다.
<김판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