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를 포함한 베이 에어리어(Bay Area) 주택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극소수의 고소득층을 위한 초고가 주택 거래는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중산층과 서민층이 접근할 수 있는 주택은 부족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중산층의 지역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부동산 전문 매체와 비즈니스저널, SF게이트 등 언론에 따르면 산타클라라 카운티의 중간 주택 가격은 200만 달러를 돌파했으며, 샌마테오 카운티는 240만 달러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는 전국 평균 주택 가격의 3배 이상에 달하는 수치로, 실리콘밸리 일대가 미국 내에서도 가장 주택 구매가 어려운 지역 중 하나임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
이같이 고소득층을 위한 럭셔리 부동산은 여전히 수요가 높다. 기술 산업 고위직 종사자들과 스타트업 창업자, 투자자들이 지역 내 주택 구매를 주도하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입찰 경쟁이 붙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전경. 출처 코리아데일리타임즈>
이에 비해 중저가 주택 공급은 여전히 부족하며, 지역 정부가 추진하는 '저소득층 대상 주택 개발 프로젝트'는 속도나 규모 면에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언론들이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양극화가 지역 사회 구성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리콘밸리의 많은 교사, 간호사, 경찰관과 같은 필수 노동자들이 주거비 부담으로 인해 외곽 도시로 이주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장거리 통근과 교통 혼잡도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구조는 장기적으로 지역 경제와 서비스 인프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부동산 전문가 줄리 응우옌은 “실리콘밸리는 전통적으로 혁신과 번영의 상징이었지만, 현재의 부동산 시장은 그 이면에 구조적 불균형을 안고 있다”며 “정책적으로 실질적인 공급 확대와 가격 안정화 조치가 병행되지 않는다면, 지역 인구 구성의 다양성은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산호세와 프리몬트 같은 도시들이 주택 밀도 확대와 재개발을 통해 일부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평가하지만, 전반적인 흐름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판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