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아메리카 풍토병으로 알려진 샤가스병(Chagas disease)이 캘리포니아에서 확인되면서, 베이 에어리어로의 확산 가능성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4일 SF게이트가 보도했다.
샤가스병은 기생충 트리파노소마 크루지(Trypanosoma cruzi) 감염으로 발생하며, 일명 ‘키싱벅(kissing bug)’으로 불리는 트리아토마 벌레가 흡혈하는 과정에서 벌레의 배설물이 상처나 점막에 들어가면서 전파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감염자가 700만 명 이상, 연간 사망자가 1만 명을 넘는다고 밝혔다.

<기생충 트리파노소마 크루지 감염으로 발생하는 샤가스병이 어떻게 인간에게 전파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출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SF게이트에 따르면 UCSF 감염병 전문가 모니카 간디 박사는 급성기에는 눈 주위 부종, 발열, 발진 등이 나타날 수 있으나, 만성기에는 심장 전도계 장애와 울혈성 심부전, 식도 확장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로스앤젤레스·샌디에이고 카운티에서 기생충을 보유한 키싱벅이 늘고 있다는 보고가 나오면서(LA타임스 최초 보도), 주 전역으로의 확산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캘리포니아 대부분 지역의 농촌·구릉·산악 지대에는 토착 트리아토마 벌레가 서식하며, 주로 목재쥐(wood rats) 둥지에서 발견된다.
다만 샌프란시스코 보건국은 “현재 시내에서 샤가스병 활동 증가 징후는 없다”고 밝혔고, 주 보건당국(CDPH)은 기사 마감 시점까지 답변하지 않았다. 간디 박사는 “남하 지역에서 감염 벌레가 유입될 경우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간디 박사에 따르면 UCSF 클리닉은 유병 지역 출신 이민자를 대상으로 항체 혈액검사를 통해 선별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나, 캘리포니아 거주 일반인에 대한 일상적 선별은 시행되지 않고 있다.
그는 벌레에 물린 뒤 눈 주위가 붓는 등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 조기 진단과 항기생충제 치료가 장기 합병증 예방에 중요하다며 검사를 권고했다.
<김판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