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세일해번 인근 엘라벨에 있는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규모 이민 단속이 진행됐다.

 

뉴욕타임즈, 더 가디언, AP 등 언론은 국토안보수사국 애틀랜타 지부의 스티븐 슈랭크 특별수사관은 5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수사로 475명이 체포됐으며, 법 위반자들에 대해 책임을 추궁하고 법치주의를 확립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475명 중 다수가 한국 국적자였다”며 “정확한 국적별 통계는 없지만, 관련 자료를 곧 확보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과 여러 소식통에 따르면 체포된 한국인은 3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사법조사국(Homeland Security Investigations)이 수개월간의 조사 끝에 실시한 것으로, 단일 부지에서 이루어진 단속 가운데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고 언론들은 보도했다. 현장 단속에는 여러 연방 기관이 참여했다. ICE, FBI, DEA, IRS, ATF, 조지아 주 경찰 등이 함께 투입됐으며, 이로 인해 공장이 위치한 건설 현장 작업은 즉각 중단됐다.

 

 

<조지아주 세일해번 인근 엘라벨에 있는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475명이 체포됐다. 출처 ABC뉴스 캡처>

 

슈랭크 특별수사관은 이들 중 대다수가 미국에 불법 입국했거나, 취업을 금지한 비자면제제도(visa waiver) 이용, 비자의 체류 기간을 초과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또한, 해당 단속은 몇 달에 걸친 수사를 기반으로 이루어졌으며, 법원의 수색영장을 받아 진행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자동차 측은 “체포된 이들 중에는 현대가 직접 고용한 사람이 없다”고 밝히며, 관련 협력사 및 하도급업체의 고용 관행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북미 제조총괄 책임자인 크리스 서석은 거버넌스를 강화하고, 법규 준수를 위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은 조지아주 서배나에 위치한 현대차그룹-엘지(LG)에너지솔루션(엔솔)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배터리회사) 건설 현장에서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였다. 기업들에 따르면 체포된 한국인 대다수는 현대차와 엔솔의 건설 관련 협력사 직원으로 추정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당국과 협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 외교부는 이번 단속에 대해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며 미 집행 과정에서 한국 투자 기업 및 국민의 경제활동이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한국 측은 워싱턴 대사관과 애틀랜타 총영사관에서 외교관을 보내 대응팀을 구성했으며, 현지에서 한국 국민의 권익 보호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판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