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초 안에 나를 각인시켜라”
페이스북·틱톡 출신, AI도 대체 못할 인간 브랜딩을 말하다
메타 해고 3일 만에 틱톡 입사…그가 전하는 커리어 회복 비결
실리콘밸리를 포함한 북미 한인 직장인 성장 커뮤니티 ‘PKNIC(피크닉)’이 12일 이소라 Hustle & Heart Wellness 대표를 초청해 ‘소라 언니와 함께하는 글로벌 개발(Global Career Development with SoraUnni)’을 주제로 북토크를 열었다.

<12일 피크닉 주최로 이소라 Hustle & Heart Wellness 대표를 초청한 북토크가 열리고 있다>
이번 행사는 참가자들이 궁금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Q&A 세션과 네트워킹의 장이 함께 마련돼, 직장인들이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성장의 방향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산호세의 코트라 실리콘밸리 대회의장에서 진행된 본 행사에 앞서 마틴 서 공동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PKNIC의 활동을 소개했다.
서 회장은 “피크닉은 2년 전 6명이 독서 모임으로 시작해, 현재는 누적회원이 1,000명에 달하는 직장인 성장 커뮤니티로 발전했다”며 “뉴욕, 시카고, 밴쿠버, LA 등 여러 도시에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피크닉은 단순한 독서 모임을 넘어 토크쇼, 구직·이직 등 커리어 전환, 비영리 단체와의 협업 프로젝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AI 교육 솔루션 프로젝트, 글로벌 비영리단체 ‘야나 인터내셔널’과의 협력, 샌프란시스코 환경 세미나 등 폭넓은 분야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피크닉의 마틴 서 공동회장이 단체의 역할 등을 소개하고 있다>
서 회장은 앞으로도 온라인 채용설명회, 자산관리 세미나, 스타트업 관련 워크숍 등 실질적인 커리어 성장을 지원하는 다양한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코트라 실리콘밸리 무역관의 박예지 과장은 이날 행사에서 코트라가 추진 중인 첨단 산업 인재 유치 프로그램과 향후 일정을 소개했다.
박 과장은 “최근 한국 내에서 첨단 산업 인재 확보가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이제는 해외로 인재를 보내는 대신, 필요한 인재를 한국으로 유치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트라는 올해 처음으로 뉴욕, 런던, 싱가포르, 실리콘밸리 등 세계 4개 지역에서 첨단 인재 유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실리콘밸리 무역관은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AI, 로봇 등 핵심 기술 산업 분야에서 우수 인재를 한국 기업에 연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코트라 실리콘밸리 무역관의 박예지 과장이 대규모 채용 설명회 등을 소개하고 있다>
박 과장은 또한 오는 12월 12일 산타클라라 메리어트 호텔에서 대규모 첨단 산업 채용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을 비롯해 실리콘밸리의 유망 스타트업 ‘Nota AI’ 등 총 38개사가 참여할 예정이다.
그는 “이번 채용 설명회는 기술직뿐 아니라 마케팅, 금융 등 다양한 직군에도 기회가 열려 있고, 미국 내 취업뿐 아니라 향후 한국으로의 이직을 고려하는 분들에게도 유익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첨단 산업 인재에게 비자 혜택과 각종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첨단 분야에서 커리어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분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실리콘밸리에서 주목받는 K-뷰티 마케팅 전문가 이소라(SNS 닉네임 ‘소라 언니’) 대표는 자신이 최근 집필한 '너라는 브랜드를 마케팅하라'라는 책을 바탕으로, 실리콘밸리에서 커리어를 성장시키고 싶은 이들에게 생생한 경험과 조언을 들려줬다.

<'너라는 브랜드를 마케팅하라'라는 책을 쓴 이소라 대표가 직장인으로서 자신이 겪었던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콘텐츠 마케팅을, 메타(페이스북)에서는 라이브와 오디오 부문 마케팅 리더를, 틱톡에서는 글로벌 프로덕트 마케팅 총괄팀장을 거쳐 현재 ‘Hustle & Heart Wellness(허슬 앤 하트 웰니스)’와 ‘Kurated Agency(큐레이티드 에이전시)’를 운영 중인 이 대표는 강연에서 자신의 커리어와 브랜딩 철학을 공개했다. 그는 AI 시대에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자신을 브랜딩하는 방법을 주제로 청중과 진솔하게 소통했다.
이 대표는 먼저 자신을 “조언을 나누는 언니 같은 존재”로 소개했다. 틱톡에서 머신러닝 기반 마케팅과 콘텐츠 전략을 담당했던 그는 “틱톡과 넷플릭스에서 일하며 배운 것을 토대로 K-뷰티 브랜드들이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도록 돕기 위해 에이전시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녀가 지난해 창업한 ‘큐레이티드 에이전시’는 빠르게 성장 중이다.
이 대표는 현재 미국 내에서 ‘메디큐브’를 비롯한 K-뷰티 브랜드의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전담하고 있으며, 자체 브랜드 ‘허슬 앤 하트’를 론칭해 콜라겐 젤리 등 여성 건강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은 제품도 잘 만들고 일도 열심히 하지만, 내수 시장이 더 활발해지길 바란다”며 “브랜드가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스토리텔링’이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소셜미디어 콘텐츠 제작과 개인 브랜딩의 공통점을 “처음 3초의 훅(hook)”이라고 정의했다. “틱톡 영상에서 3초 안에 시선을 잡지 못하면 끝입니다. 네트워킹 자리나 면접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처음 몇 초 안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명확하게 보여줘야 합니다.”

<이소라 대표가 첫 인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자기 회사 언어’로만 설명한다”며 “듣는 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그들의 맥락에서 말하는 게 진짜 브랜딩”이라고 조언했다.
브랜딩에 대해 그는 “브랜드는 로고가 아니라 경험”이라며 “자신을 하나의 브랜드로 본다면, 상대에게 어떤 이미지로 기억되고 싶은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어떤 일을 잘하고, 어떤 일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인터뷰와 커리어 성장에 관한 현실적인 조언도 전했다. “저는 외부에서 연락이 오면 거의 모든 인터뷰를 합니다. 설령 떨어지더라도 부족한 점을 알게 되니까요. 인터뷰는 자신을 점검하고 성장시키는 최고의 기회입니다.”
2023년 메타의 대규모 구조조정 당시 해고를 경험한 그는 “수요일에 해고 통보를 받았지만, 월요일에 틱톡 마지막 인터뷰를 마쳐 그 주 금요일에 오퍼를 받았다”며 “그때 인터뷰를 꾸준히 해둔 게 큰 도움이 됐다”고 회상했다.
연봉 협상에 대해서는 “동시에 여러 오퍼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협상은 예의 없이 하는 게 아니라, 상대를 존중하면서도 내가 왜 이 회사를 선택하고 싶은지를 진심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진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 사람을 공감시키는 힘은 인간에게만 있다”며 “자신의 스토리를 세상과 나누는 사람이 결국 기회를 잡는다”고 말했다.

<이소라 대표가 "AI가 대체할 수 없는 스토리텔링으로 나를 브랜딩하라”는 조언을 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북토크 현장에서 이 대표는 직장인들의 현실적인 고민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진솔한 조언도 했다.
강연 후 가진 Q&A에서 한 참석자가 “자신감이 부족해 보일 때 어떻게 극복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자, 이 대표는 대학 시절 경험을 예로 들며 “결국 사람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내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는다”며 “첫 문장과 태도, 옷차림, 자세 같은 기본적인 인상만 잘 갖추는게 중요하다. 다들 불안하고 완벽하지 않다. 남보다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낄 필요가 없다”고 자신감을 북돋아 줬다.
“일과 삶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내가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을 구분하고, 현재 직장에서 얻을 수 있는 경험과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사에서 단순히 돈만 받는 게 아니라 경험과 인맥, 배움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이 미래의 밑거름이 된다”며 “지금 하는 일 안에서도 스스로 즐길 수 있는 방향을 찾아보라”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커리어는 철저한 계획보다는 흐름 속에서 기회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며 “면접에서 중요한 것은 완벽한 계획이 아니라, 자신이 어떤 프로젝트를 통해 배웠고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이야기할 수 있는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이소라 대표의 솔직하면서도 가치 있는 조언에 참석자들이 귀기울이고 있다>
한 참석자가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커리어 액션이 있다면 무엇이냐”고 묻자, 이 대표는 “회사에서 가장 즐거웠던 날이 언제였는지를 떠올려보라”며 “그날 무엇을 했는지, 왜 즐거웠는지 세세히 기록하다 보면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고 답했다.
또 “내가 잘하는 일을 객관적으로 알고 싶다면 주변의 피드백을 분석하라. 반복되는 칭찬 속에 자신의 강점이 있다”며 “하지만 잘하는 일이 꼭 계속하고 싶은 일은 아닐 수 있으니, 자신이 소모되지 않는 방향으로 커리어를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직장인에서 사업가로의 변신과 그에 따른 운영의 어려움을 묻는 말에는 “창업은 생각보다 현실적인 문제, 특히 자금 흐름 관리가 가장 힘들다”고 털어놨다. 그는 “브랜드와 인플루언서 사이의 결제 주기가 어긋나면 현금 흐름이 불안정해지기 때문에 항상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소라 대표는 끝으로 “완벽한 시점이나 계획을 기다리기보다, 현재 위치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참석자들에게 직접 와 닿는 실질적인 동기부여로 강연을 꽉 채웠다.
<김판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