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환영·보수진영 분열…AI 규제 두고 미국 정치권 격돌
주정부 권한과 충돌 불가피, 법적 공방 전망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1일 주정부가 인공지능(AI)에 대해 자체 규제를 시행하는 것을 차단하고, 연방 차원의 ‘전국 단일 규제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CNN, CBS 뉴스 등이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AI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미국의 기술 주도권과 국가 경쟁력에도 직결되는 사안으로 평가된다.

<1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AI 규제는 주가 아닌 연방이 통일 관리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출처 ABC>
윌 샤프 백악관 보좌관은 이날 “이번 행정명령은 각 주의 규제가 산업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을 막고, AI가 단일한 전국 기준 아래에서 운영되도록 하는 결정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의 암호화폐 및 AI 정책을 총괄하는 데이비드 색스 역시 서명식에서 “이번 행정명령은 의회와 협력해 연방 규제 체계를 마련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다만 아동 안전과 관련한 주 차원의 규제는 연방 차원에서 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후 SNS에서 “이번 명령이 모든 주의 AI 법을 무조건적으로 무효화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행정명령은 지난 7월 공화당이 추진한 ‘주정부 AI 규제 10년 금지 조항’이 상원에서 거의 만장일치로 삭제되며 무산된 이후 다시 떠오른 연방 규제 논쟁의 연장선이다. 의회는 또한 국방수권법(NDAA)에 AI 규제 유예 조항을 삽입하자는 트럼프의 제안도 채택하지 않았다.
실리콘밸리에서는 복잡한 주별 규제 체계를 따르는 것이 혁신 속도를 늦추고, 중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등 업계 리더들은 단일한 연방 기준 마련을 요구해왔다. 반면 비판론자들은 규제 완화가 AI 기업의 책임 회피를 부추겨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경우 대응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현재 인공지능은 의료, 치안, 대인 커뮤니케이션 등 미국 사회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연방 차원의 포괄적 감독 체계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런 공백 속에서 일부 주에서는 허위 딥페이크 생성과 AI 기반 차별적 채용 문제 등을 방지하기 위해 자체 법률을 도입해 왔다.
그러나 AI 규제 방식은 산업계뿐 아니라 보수진영 내부에서도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백악관의 색스, 제이디 밴스 부통령 등은 완화된 규제 접근을 주장하는 반면, 플로리다 주지사 론 디산티스와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스티브 배넌 등은 빠르게 발전하는 AI 기술의 위험성에 대응하기 위해 주 정부 규제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김판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