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새해 시작과 함께 캘리포니아주가 연방 정부의 대대적인 이민 단속에 맞서 강력한 ‘방어막’을 세웠다.
개빈 뉴섬 주지사가 서명한 일련의 이민자 보호 법안들이 1월 1일부터 공식 발효되면서, 학교와 병원 등 공공장소에서의 단속이 엄격히 제한되고 단속 요원의 신원 공개가 의무화됐다.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즉각 위헌 소송을 제기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선언적 보호’를 넘어선 법적·물리적 충돌이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캘리포니아주가 1월부터 연방 정부의 대대적인 이민 단속에 맞서 이민자 보호 법안들을 발효했다. 이미지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를 활용해 제작했음>
병원·학교는 ‘성역’... 영장 없는 진입 불허
이번에 시행된 상원 법안 81(SB 81)에 따라 캘리포니아 내 모든 의료기관은 환자의 이민 신분을 묻거나 정보를 공유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이민 단속국(ICE) 요원이 병원 내 비공개 구역이나 진료실에 진입하려면 반드시 판사가 서명한 사법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 이는 이민자들이 단속 우려 때문에 필수적인 의료 서비스를 기피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교육 현장도 마찬가지다. 조립 법안 49(AB 49)와 상원 법안 98(SB 98)은 공립학교 내 이민 요원의 진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모든 학교는 행정실과 웹사이트에 학생 및 가족의 권리를 명시해야 하며, 단속 요원이 학교를 방문할 경우 즉시 교육구와 학부모에게 이 사실을 공지해야 한다.
‘복면 요원’ 금지령과 법적 공방
가장 논란이 되는 대목은 상원 법안 627(SB 627), 이른바 ‘비밀 경찰 금지법’이다. 이 법은 법 집행관이 작전 중 얼굴을 가리는 마스크(스키 마스크, 발라클라바 등) 착용을 금지하고, 반드시 이름과 배지 번호가 포함된 신분증을 외부에 노출하도록 규정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이 법이 연방 요원의 안전을 위협하고 연방 정부의 권한을 침해한다며 연방 법원에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연방 정부는 “요원들의 신원이 공개될 경우 보복 범죄와 ‘독싱(개인정보 유출)’의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캘리포니아 측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장 요원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것은 주민들에게 공포를 심어주는 반헌법적 행위”라고 맞서고 있다.
법정 내 이민 권고 의무화로 ‘방어권’ 강화
형사 사법 체계 내에서도 변화가 일어났다. 새해부터 시행된 상원 법안 281(SB 281)에 따라, 법원은 형사 사건 피고인이 유죄 인정을 하기 전 반드시 “시민권자가 아닐 경우 추방, 입국 거부, 귀화 불허 등의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을 말 그대로 고지해야 한다. 이는 피고인이 자신의 이민 신분에 미칠 영향을 정확히 인지한 상태에서 재판에 임하도록 보장하기 위함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법안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사상 최대 규모 추방 작전’에 맞서는 캘리포니아의 마지막 보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정부는 연방 정부의 자원 사용을 거부하는 ‘세이프가드’를 강화하고 있지만, 연방 정부는 ‘연방 우선 원칙(Supremacy Clause)’을 내세워 이를 무력화하려 시도하고 있어 향후 대법원까지 이어지는 치열한 법정 싸움이 예상된다.
<김판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