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9일 신용카드 이자율을 1년간 최대 10%로 상한을 설정해야 한다는 제안을 했다고 CNN, CBS 등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올린 글에서 미국 소비자들이 금융권에 의해 “착취당하고 있다”며 이 같은 방안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이자율 상한제가 오는 1월 20일, 자신의 백악관 복귀 1주년을 맞아 시행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지만, 이를 어떤 방식으로 실현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신용카드 회사들의 자발적 참여를 기대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부 차원의 강제적 규제를 도입하려는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CNN 등 언론들은 전했다.

<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신용카드 이자율 10% 상한제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제안했다. 이미지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해당기사와는 관련이 없음>
트럼프 대통령은 “AFFORDABILITY(물가 부담 완화)”를 이번 제안의 핵심 이유로 들었으며, 이는 그가 2024년 9월 대선 유세 당시에도 언급했던 공약이다.
그는 높은 신용카드 이자율의 책임을 전임자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돌리며, 누적된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상승이 미국인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용카드 이자율 상한제 지지는 과거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과는 상반된 행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바이든 행정부가 도입했던 신용카드 연체 수수료 상한(8달러)을 폐지했다. 당시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은 해당 조치가 연간 100억 달러 이상을 가계에 절약해 줄 것이라고 추산했지만, 연방법원이 이를 일시적으로 막았고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은행 측 소송에 동조했다.
금융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제안에 즉각 반발했다. 은행정책연구소, 미국은행협회(ABA), 소비자은행협회, 금융서비스포럼, 독립커뮤니티은행협회 등은 공동 성명을 내고 “미국인들이 보다 저렴한 신용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대통령의 목표에는 공감하지만, 이자율 10% 상한은 오히려 수백만 가계와 소상공인에게 치명적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상한제가 도입될 경우 신용 공급이 줄고, 소비자들이 규제가 덜한 고금리 대안으로 내몰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역시 신용카드 이자율은 금융기관의 주요 수익원인 만큼, 상한이 설정되면 대출 기준이 크게 강화돼 저소득층이나 신용 점수가 낮은 소비자들이 신용 접근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는 부유층과 저소득층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이른바 ‘K자형 경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최근 일주일간 이어진 일련의 ‘서민 친화적’ 경제 메시지의 연장선에 있다. 그는 전날 주택 비용을 낮추기 위해 “대표자들에게 모기지 채권 매입을 지시했다”고 주장했고, 그 전날에는 기관투자가의 단독주택 매입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론은 여전히 냉담하다. CNN이 최근 실시한 경제 관련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61%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오히려 경제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답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도 이번 주, 미국인들의 취업 기대감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금융권 감시 기관인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을 축소·해체하는 작업도 추진 중이다. CFPB는 금융 서비스 산업을 감독하고 소비자 민원을 처리하는 기관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보수 진영의 오랜 비판 대상이었다. 백악관과 미국은행협회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추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판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