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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 위한다더니 70세 커트라인?”...앞뒤 안 맞는 선관위 논리

 

역사상 유례없는 ‘권리 박탈’, 퇴보하는 한인회  

 

실리콘밸리 동포사회 선택권 가로막는 무리한 일정

 

 

실리콘밸리 한인회(회장 우동옥)가 제23대 차기 회장단 선거를 앞두고 발표한 선거 세칙이 유례 없는 '나이 제한'과 '촉박한 일정'으로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봉사 단체인 한인회의 설립 취지에 어긋나는 독소조항들이 포함되면서, 현 회장단이 특정 후보의 출마를 막기 위해 '맞춤형 대못'을 박았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회장 후보 나이 '70세 이하'로 제한… “봉사 단체에 왠 나이 커트라인?”
실리콘밸리 한인회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남중대)가 공고한 세칙 중 가장 큰 논란은 후보자의 나이를 '만 25세 이상 70세 이하'로 제한한 점이다. 지난 22대 선거에서는 나이 조항이 '만 25세 이상'이었다. 북부 캘리포니아 한인회 선거 역사상 후보자의 연령 상한선을 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혀온 유력 인사가 올해 70세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당 조항이 특정 후보를 겨냥한 '표적 배제'라는 의구심이 확산하고 있다.

 

선관위 측은 "젊은 세대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정작 70세라는 기준이 젊은 세대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에 대한 논리적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오히려 "참신함을 원했다면 상한선을 50~60세로 낮췄어야 했다"는 지적이 현장에서 터져 나왔다.


등록마감 6일 남기고 선관위 기자회견 "준비 기간 없는 졸속 선거"
선거 행정의 절차적 정당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선관위는 15일 저녁 산호세 산장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일정을 발표했으나, 후보 등록 마감일은 불과 6일 뒤인 2월 21일 오후 5시까지다. 선관위 구성과 선거 일정 등이 '번갯불에 공볶듯' 마구잡이 밀어부치기식으로 이루어져, 실질적으로 출마 준비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2만 달러에 달하는 공탁금과 각종 증빙 서류, 영어 능력을 입증할 준비 등을 단 며칠 만에 마쳐야 한다는 점에서 "기습 공고"라는 비판이 거세다.
 

기자회견장서 고성·다툼… 선관위 공정성 '의문'
이날 기자회견은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선관위의 난맥상을 그대로 보여줬다. 총 5명의 선관위원 중 남 선관위원장, 고태호
·이정주 위원 등 3명만 참석하고, 2명이 불참한 가운데 기자회견이 열렸다. 특히 선관위원 1명은 기자회견 전 현행 선거세칙에 따를 수 없다는 판단으로 탈퇴했고, 기자회견 중에 이정주 위원은 70세 나이제한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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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제23대 실리콘밸리 한인회장 선거를 앞두고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이정주, 선관위원, 남중대 선관위원장, 고태호 선관위원>   

 

선관위원장과 참관인들 사이에 고성과 다툼도 오갔다. 개정된 정관이 정당한 절차에 따라 바꿨는지를 비롯해 현행 세칙의 부당함을 지적하는 목소리에 대해 남중대 선관위원장은 "현행 선거세칙은 우리가 만든 게 아니다. 현 한인회가 전달한 내용이라며 (현 한인회가) 바꾸지 않는다면 그대로 강행하겠다", "보도를 보고 대중이 판단할 일"이라며 사실상 독소조항 개정 의사가 선관위에는 없음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일부 위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선관위가 불합리한 규정을 그대로 밀어붙이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최경수 실리콘밸리 한미시니어봉사회장 "나이 제한, 나를 겨냥했다"

최경수 회장은 지난 약 2년 동안 차기 실리콘밸리 한인회장에 출마하겠다고 공공연하게 지역사회에 밝힌 인물이다. 하지만 지난 10월에 70세가 되면서 선거세칙의 나이 제한에 걸렸다.  

 

최 회장은 "변호사를 통해 이번 선거가 불법이라는 선거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낼 것"이라며 "정식 소송과 함께 오는 18일이나 19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낱낱이 밝히겠다. 나이 제한은 날 배제하기 위한 장치고, 선거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선거 공고문으로 본 핵심 문제점
기자가 제공된 공고문과 선거세칙을 분석한 결과, 민주적인 선거 절차를 저해하는 심각한 문제점들이 발견됐다.


1. 시대 역행적 연령 제한과 '영어 능력' 조항
만 70세 이하 제한은 고령화 사회의 경륜을 무시하는 처사이며, 봉사직에 나이 제한을 두는 것은 법적·도덕적 논란의 소지가 크다. 또한 '영어 소통 능력'을 입격 자격으로 명시한 것은 1세 동포들의 참여권을 과도하게 제약할 수 있다.

2. '깜깜이' 선거를 유도하는 촉박한 일정
2월 10일(사실상 기자회견은 2월 15일) 공고 후 21일 마감, 3월 8일 선거로 이어지는 일정은 후보자가 유권자(한인 동포)들에게 정책을 알릴 시간을 충분히 보장하지 않는다. 준비된 후보 외에는 도전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로, 동포사회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외에도 후보 등록 공탁금이 2만 달러에 달하며, 제출된 서류와 공탁금은 일체 반환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이는 재정적 능력이 없는 유능한 인사의 출마를 원천봉쇄하는 높은 진입장벽이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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