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발 금리 인상도 꺾지 못한 AI 열풍, 1년 새 18% 폭등
매물 부족에 ‘부르는 게 값’...리스팅 가격보다 평균 23% 더 얹어줘야
인공지능(AI)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이 샌프란시스코 부동산 시장의 ‘데드 루프(Doom Loop, 도심 공동화에 따른 쇠퇴)’ 우려를 완전히 씻어내며 집값을 역대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9일 부동산 중개 전문업체 컴퍼스(Compass)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샌프란시스코의 단독주택 매매 가격 중간값은 215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종전 최고치였던 2022년 4월의 200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이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나 급등한 결과다.
콘도 매매 가격 중간값 역시 전년 대비 27%나 폭등한 136만 달러를 기록하며 정점인 137만 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3월 샌프란시스코의 단독주택 매매 가격 중간값이 사상 최고인 215만 달러를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 전경. 코리아데일리타임즈 자료사진>
이란 전쟁 변수도 비껴간 ‘AI 머니’의 힘
패트릭 칼라일 컴퍼스 수석 시장 분석가는 LA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전쟁으로 인한 금리 인상과 금융 시장의 불안동성도 샌프란시스코의 뜨거운 열기를 식히지 못했다”며 “AI 스타트업 붐이 만들어낸 신규 고용과 막대한 자산이 시장의 역동성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오픈AI(OpenAI), 앤스로픽(Anthropic), 세일즈포스(Salesforce) 등 주요 AI 기업들이 위치한 샌프란시스코는 관련 기업들의 사무실 복귀 정책과 대규모 투자 유치로 인해 주거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시내 곳곳은 AI 광고판으로 도배되었으며, 빅테크 기업들의 감원 바람 속에서도 AI 분야만큼은 공격적인 채용과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럭셔리 매물도 품귀… 리스팅가보다 23% 더 내야
부유한 테크 임원들의 유입으로 고가 부동산 거래도 활발하다. 지난 3월 한 달 동안 500만 달러 이상의 단독주택이 최소 22채, 300만 달러 이상의 콘도가 24채 팔려 나가며 2021년의 기록을 넘어섰다. 반면 매물은 지난해보다 28%나 줄어들면서 극심한 수급 불균형을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집을 사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구매자들은 매물로 나온 가격보다 평균 23%나 높은 금액을 제시하고 있으며, 주택이 시장에 머무는 기간은 평균 20일에 불과할 정도로 거래가 전광석화처럼 이뤄지고 있다.
부유층 증세 논란 재점화
테크 거물들의 자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캘리포니아 내에서는 주거비 부담 문제와 함께 부유층 증세 논란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현재 노동조합들을 중심으로 공공보건 및 필수 서비스 자금 마련을 위해 억만장자들에게 5%의 일회성 세금을 부과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편, 래리 페이지(구글 공동창업자)나 마크 저커버그(메타 CEO) 등 일부 억만장자들은 플로리다 등 타 지역의 부동산을 싹쓸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회장이 샌프란시스코의 퍼시픽 하이츠 소재 저택을 약 4,500만 달러에 조용히 매각하는 등 거물들의 포트폴리오 재편도 눈에 띄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재의 구조가 당분간 지속되면서, 샌프란시스코의 부동산 가격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판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