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는 예비 타당성(예타) 조사없이 토목공사 즉 SOC 사업을 시작하려고 천문학적 세금으로 국책사업을 벌리려 한다.
총공사비 69조에 가까운 예산으로 서남해안 관광도로를 시작으로 각 도시 마다 고속철도 산업철도, 도시철도, 내륙철도, 지하철 등으로 균형발전을 내세우며 선심성 내지 총선을 의식해 앞뒤 없이 튀기 시작했다.
지난 MB정부 때 4대강 사업에 22조원 투입 토목공사를 적폐로 몰아 부쳤던 현정부가 경제침체로 사활을 건 부양책으로 내놓은 작품이다. 이곳 캘리포니아주는 남한 면적의 4배의 크기를 가지고 있어도 샌프란시스코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고속철도는 수십 년째 말뿐이고 예산문제로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미국의 토목공사는 착공보다 완공 후를 더 철저히 조사해 운영과 관리를 더 중히 여기고 있다. 실예로 미국이 자랑하는 금문교(Golden Gate Bridge)는 1933년 착공하기 전 근 10년동안 지역 마다 공청회와 사업성, 완공 후 관리체계까지 합의 후 1937년 4년만에 완공된 다리이다. BANK OF AMERICA 은행에서 보증해서 채권을 팔아 당시 39million을 확보한 다음 공사에 착수했다.
공사도중 중국인 노동자 40여명이 바다로 추락해 사망하기도 한 대규모 공사였다. 85년전 당시 6차선 다리를 놓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지만 현재 교통체증으로 볼 때 스트라우스라는 건축 설계사의 탁월한 식견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당시로써는 컴퓨터 없이 2Km가 넘는
다리의 하중과 가끔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100km가 넘는 강풍에 견딜 수 있게 연평균 풍속까지 계산해서 만들어진 서스펜션 다리를 건설해 세계의 명물로 만들어 놓았다.
미국이란 나라는 토목공사전에 수익성과 관리비용을 철저히 조사해 선거용이 아닌 국가와 국민의 뜻을 반영한 토목공사를 한다. 다리 비용은 1971년 완성 34년 만에 모두 통행료로만 완납하고 현재 승용차로 다리를 통과하려면 8달러의 통행료를 지불해야 한다.
이 다리는 중국 청나라가 기울기 시작하면서 많은 중국 노동자들이 고국을 떠나 이곳에서 눈물로 만들어진 금문교이다. 한국의 토목공사는 백 년도 아닌 불과 몇십 년 앞도 내다보지 않고 즉흥적으로 시행한다. 수많은 아파트는 불과 수명이 2~30년이라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유럽 국가들의 대부분 아파트는 거의 15세기 전후로 건설된 건축물들이며 교회나 성당은 수백년을 거쳐 지금도 공사중인 곳이 여러 곳이 있다. 서기 70년경 이태리의 개선문과 무사들의 경기장 콜러시움 등 다리와 도로는 이때 만들어진 것을 지금도 그들의 후손들이 관광자원으로 잘 보존해서 1년에 수백만명이 다녀가기도 한다.
한국은 대도시마다 수천억을 들여 공항을 만들어놓고 적자투성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이 모든 것은국민의 혈세로 막고 있다. 예비타당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전시행정에서 비롯된 낭비인 것이다.
한국은 언제나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위해 부수고 너무 빨리 앞서가려 한다. 내가 할아버지와 아버지와 함께 걸었던 고향집이며 도로는 언젠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내가 살았던 서울집은 그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게 변해버렸다.
이곳 샌프란시스코를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고 세계인들이 방문하는 것은 언제나 맑고 청정한 공기와 오래된 케이블 전차가 있고 모든 것이 잘 보존돼 있기 때문이다. 40여년 전에 이민 와 내가 살었던 아파트를 내 후손들에게 보여주며 이곳이 네가 태어나 살었던 곳이라 소개할 때 남다른 추억을 느끼게 한다.
<최문규 코리아데일리타임즈 컬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