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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과 재미 한인의 독립운동

 

※ 1919년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1919 새해를 맞이해 3・1운동 전후시기 재미 한인들이 어떤 활동을 전개하였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한국의 나라역사연구소(소장 홍선표 박사)와 샌프란시스코 한인박물관(관장 정은경)이 공동 기획해 10회 분량으로 코리아데일리타임즈(koreadailytimes.com)에 연재하려 한다. 100년 전 뜨거운 독립의 열망을 갖고 분투한 재미 한인의 독립운동 역사를 통해 그 의미를 되새기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고자 한다.  

 

Ⅰ. 3・1운동의 불꽃을 점화한 재미 한인의 선구활동 

   

1. 1917년 박용만의 뉴욕 소약국민동맹회의 참가와 외교활동

 

1910년 8월 29일 경술국치 이후 한반도는 긴 침묵과 함께 깊은 암흑에 빠졌다. 그런 가운데 1911년 신해혁명,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1917년 러시아혁명의 발발로 1910년대 국제사회는 격변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 재빨리 대응한 쪽은 약소국 민족들이었다. 1917년 6월 뉴욕에서 소약국민동맹회(회장 F. C. Howe)를 결성한 것이다. 설립 목적은 압박받는 전 세계 약소 민족들을 위한 항구적인 의회를 설립하고 국제회의 때 약속 민족의 발언권과 정당한 제 권리를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이를 위해 그 해 10월 29일부터 31일까지 소약국민동맹회의를 개최하기로 하였다. 장차 파리강화회의를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1910년대 미국에서 열린 최초의 국제회의였다. 

 

재미 한인사회가 뉴욕에 소약국민동맹회가 결성되었다는 소식은 American Leader의 사설(1917.6.28) “Small Nations Leagued Together”로 알게 되었다. 대한인국민회 북미지방총회장 이대위는 7월 7일 해당 잡지사에 소약국민동맹회에 대해 문의했으나 잘 모른다고 회신해 와 진행하지 못했다. 

 

대한인국민회 하와이지방총회에서 박용만을 대표로 선출


그런 중에 하와이지방총회장 안현경이 1917년 10월 11일자로 이대위에게 보낸 공문에서 귀 총회와 상의하지 못하고 박용만을 소약국민동맹회의 대표로 선정해 보내니 참조해 줄 것을 알렸다. 안 그래도 대회 소식을 기다려왔던 이대위는 이 공문을 받고 무척 난감했으나 이미 하와이에서 대표를 선정해 출발시켰다고 하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이렇게 해서 박용만이 뉴욕에서 열린 제1차 소약국민동맹회의에 참가하게 되었다. 

 

20171020174453591.jpg

 

                                              <애국지사 이대위 목사>

북미지방총회장 이대위가 윌슨대통령에게 보낸 승전 축하전보(1918.11.16).PNG

<북미지방총회장 이대위가 윌슨대통령에게 보낸 승전 축하전보(1918.11.16)>

 

박용만(1881∼1928)은 누구인가. 1909년 6월 네브라스카에 해외 한인 최초의 군사학교인 한인소년병학교를 설립했고 914년 6월 하와이에 대조선국민군단이란 군사학교를 설립한 인물이다. 신한민보와 신한국보, 국민보의 주필로로 활동하였다. 1915년 1월 하와이지방총회의 재정남용사건을 계기로 이승만과 갈등을 빚었고 그 해 4월 중앙총회 총회장 안창호와 함께 부회장에 선출되었다. 

 

북미지방총회장 이대위가 중앙총회장 안창호에게 보낸 품청서(1918.11.15).PNG

 

<북미지방총회장 이대위가 중앙총회장 안창호에게 보낸 품청서(1918.11.15)>


박용만을 소약국민동맹회의 한인 대표로 천거한 사람은 이승만이었다. 평소 외교의 중요성을 알고 이를 중시했던 이승만이 직접 나서지 않고 항일무장투쟁론을 주장하는 박용만을 대표로 내세운 것은 무엇 때문인가. 그 이유에 대해 명확히 드러난 것은 없다. 1917년 당시 이승만은 대외 직책이 하와이방총회의 서기 겸 재무이자 한인여학원 경영자였으나 실질적으로 하와이 한인사회를 지도하고 있었다. 이런 그가 박용만을 천거한 것은 1915년 내부 충돌로 소원했던 박용만 지지자들을 포용해 하와이 한인사회를 재결집시키려는 의도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어떤 이유로 박용만을 천거했든 간에 이번 일로 하와이 내 이승만의 입지는 더욱 단단해졌다. 소약국민동맹회의 대표 파견을 위해 이승만이 추진한 의연금 모금활동에 전 하와이 한인들이 한마음으로 동조하였다. 그 결과 당초 계획한 500달러를 훨씬 초과해 2,000여 달러를 모금하였다. 이는 이승만 스스로도 예상하지 못한 큰 호응이었다. 박용만을 외교대표로 뽑으면서 이승만이나 이승만 지지자들로 구성된 하와이지방총회나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기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박용만 전면(흰옷).PNG

 

                                            <애국지사 박용만 선생>


박용만은 호놀룰루를 떠나 10월 24일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도착 직후 신한민보사를 들러 방문 목적을 알리고 협조를 구했다. 그는 이번 국제대회 참가를 위해 면밀하게 연설문을 작성하였고 하와이만의 대표가 아닌 해외 전체 2백만 한인을 위한 대표자로 활동했다. 

 

박용만의 명연설과 의의


박용만은 10월 29일 뉴욕 맥알핀호텔에서 열린 개회식 첫 날 다섯 번째로 등단해 연설했다. 그의 연설은 25개 참국 대표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만큼 명연설이었다. 그는 연설에서 한국인의 모든 행복과 자유를 무자비하게 빼앗아간 일본 정복자들의 진실을 알리고 고발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인은 수령에 빠진 민족의 구원을 스스로 해결해 나갈 것이고 일본이 자행한 불법적인 병합은 한국인에게 새로운 국가 건설의 기회를 준 것으로 설명했다.

 

“일본은 옛 군주주의 체제의 국가를 전복해 주었는데 이것은 어쩌면 한국인들이 준비되었을 때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새 정부를 만들기 위한 미래의 일들을 애석하게도 일본이 일부 대신해 주었을 뿐이라는 심정을 전합니다.”

 

박용만은 일본은 세계 자유 민주주의를 실현하는데 옛 프로이센 군주국만큼이나 위험한 나라로 주장했다. 그런 일본의 속박에 빠져 있는 한국인에게 진정한 자유와 독립이 필요하다고 연설했다. 약소 민족들에게 정당한 생존권을 주지 않는다면 열강들이 제의하는 항구적인 세계 평화는 결코 오지 않을 것이라 했다. 옛 영광의 낡은 관념들을 벗어버리고 미국의 이상인 새로운 민주주의와 새로운 자유의 희망을 건설하는 것이 자신이 가장 바라는 염원이라 밝히고 연설을 끝맺었다. 


102년 전에 행한 그의 연설은 참가한 약소국 민족 대표들을 감동시켰다. The Survey는 1917년 11월 10일자 “Through Liberty to World Peace”란 기사에서 박용만의 연설에 특별히 감사를 표하고 그가 연설한 한국인에 대한 일본의 폭정 사례는 대부분 아시아, 아프리카에서 유사하게 일어나는 것이라고 동감하였다. 그리고 한국인을 비롯해 아일랜드인, 핀란드인, 인도인, 리투아니아인, 러시아계 폴란드인의 대표들이 참석하지 않았다면 이번 대회는 완전히 그 목적에서 실패했을 것이라 할 만큼 한국인 박용만의 활동을 높이 평가하였다.   

 

박용만 연설문1.jpg

 

박용만 연설문2.jpg

 

<박용만 선생의 연설문>


박용만이 대회를 마치고 하와이로 돌아가는 길에 12월 8일 샌프란시스코에 들렀을 때 그 곳 50여 명의 한인들은 환영 행사를 열어주었다. 환영식에서 박용만은 “우리가 이 동맹회에 참여함으로 갑자기 한국의 독립을 얻어 올 것이 아니로되, 어느 날이든지 한국이 독립하려면 실력은 있다 치더라도 외교, 군사의 활동을 진행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독립을 위해 실력을 양성하는 것 외에 외교와 군사를 병행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것은 그동안 피 흘려 싸우는 항일무장투쟁론에 주력했던 지난 자신의 활동을 되돌아 볼 때 매우 진전된 의식 변화였다.

 

그는 이번 대회 참가가 아니었더라도 독립을 위한 군사활동을 결코 포기하거나 소홀히 할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대회 참가 후 외교의 중요성까지 깨달음으로서 향후 닥칠지 모를 새로운 국제회의에 재미 한인사회가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제시하였다. 


그러한 영향은 대한인국민회를 비롯한 미주의 한인들이 제1차 세계대전이 종결된 1918년 11월 직후에 나타난다. 제2차 소약국민동맹회의와 파리강화회의 개최 소식에 신속히 대응해 나간 것이다. 이는 이전과 다른 매우 기민한 행동이었다. 1910년대 들어 첫 국제회의의 참가 경험은 이후 재미 한인들로 하여금 두려움 없이 도전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고 그 파장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게 미쳤다.

 

<나라역사연구소 홍선표 소장>

 

 

◆홍선표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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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미주지역 독립운동사에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나라역사연구소 소장,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책임연구위원, 대한민국 공군역사자문위원,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강사로 활동 중이다.

 

주요 논저

 

▶서재필-개화독립 민주의 삶 (2009)
▶동암 장효근의 삶과 민족운동 (2010)
▶재미한인의 꿈과 도전 (2011)
▶재미한인 독립운동의 표상 김호 (2012)
▶Koreans in Central Europe: Y-ho, Han Hung-Su, and Others (2018)

▶한국독립운동을 도운 미국인 (2012)
▶관동대지진 때 한인 학살에 대한 구미 한인세력의 대응 (2014)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공군 건설 계획과 추진 (2015)
▶헐버트(Homer B. Hulbert)의 재미 한국독립운동 (2016)
▶뉴욕 소약국민동맹회의와 재미 한인의 독립운동(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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