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 주석이 약 4개월 만에 전화 통화를 했지만 북한이나 보복관세 철폐 등을 논의하지 못하고 대만 문제로 다투다 통화를 끝냈다. 양측은 일단 오는 11월에 첫 번째 대면 정상회담을 추진할 예정이다.
29일 언론들에 따르면 백악관은 28일 두 정상이 약 2시간 17분 동안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18일 이후 약 4개월 만에 통화인 동시에 바이든 취임 이후 다섯 번째였다.
양국 정부는 대화 이후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이번 대화의 핵심 주제가 대만이었다고 시사했다. 백악관은 "미국은 현 상태를 일방적으로 바꾸려는 시도나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려는 것에 강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우리는 대만 독립과 분열, 외부 세력의 간섭을 결연히 반대하며 어떤 형태의 대만 독립 세력에게든 어떤 형태의 공간도 남기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민심은 저버릴 수 없으며, 불장난하면 반드시 불에 타 죽는다"며 “미국 측이 이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기를 희망한다”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화 내용과 관련해 "중국의 발표와 그 발언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며 "직접적이고 솔직한 대화였지만, 논의 내용에 대해 특정짓지 않겠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미 정가 권력 순위 3위인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장(캘리포니아주)의 다음달 대만 방문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을 피했다. 장 피에르는 "대통령은 이 문제는 전적으로 펠로시의 결정 사항이라고 믿는다"며 "게다가 방문 자체가 공식으로 발표된 것도 아닌 상황에서, 가정적 문제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지난해 11월 첫 영상 회담 당시에도 대만 문제를 놓고 부딪쳤다. 현재 중국은 대만을 중국 영토로 간주하고 있지만, 미국은 1979년 대만과 단교할 당시 마련한 대만 관계법에 따라 대만과 수교는 하지 않되 실체는 인정하는 모호한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
미 정부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시진핑에게 미국 노동자와 미국 가정에 해를 미치는 중국의 불공정한 경제 관행에 대한 핵심 우려를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은 향후 취할 수 있는 잠재적인 조치에 관해 시진핑과 논의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양측은 이외에도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북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