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지하철에서 흑인 노숙자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20대 백인 남성을 위한 모금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ABC,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뉴욕 지하철 안에서 흑인 남성 조던 닐리(30)는 미 해병대 출신 백인 남성 대니얼 페니(24)에 의해 목 졸려 숨졌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닐리가 "배고프고 목이 마르다", "아무것도 없는 것에 지쳤다" 등 소리를 치며 돌아다닌 게 발단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상황은 한 승객에 의해 촬영됐고, 소셜네트워크(SNS) 등으로 확산했다. 영상에는 페니가 닐리에게 헤드록을 거는 모습이 담겨 있다. 닐리는 이내 의식을 잃은 듯 축 늘어졌으나, 페니는 멈추지 않았다. 옆에 있던 남성 승객 2명도 가세해 힘없는 닐리의 팔과 어깨 등을 제압했다.
<지난 5월 1일 뉴욕 지하철 안에서 난동을 부리던 흑인 남성 조던 닐리(30)를 해병대 출신 대니얼 페니가 제압하고 있다. 출처 ABC뉴스 캡처>
닐리는 출동한 경찰과 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곧장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닐리의 사망 원인은 '경부 압박에 의한 질식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사건과 관련된 보고서에 따르면 닐리는 열차 안에서 승객들에게 적대적으로 행동했으며, 사람들을 해치겠다고 위협하고 "감옥에 가도 괜찮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닐리가 뉴욕시에서 예의주시하던 지하철 요주의 인물 '톱 50' 명단에 있었다는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페니는 현재 2급 과실치사 혐의를 받고 있다. 유죄 인정시 최대 15년의 징역형 위기에 처한 페니는 지난 12일 체포됐다가 법원에서 보석으로 풀려났다.
페니 측 변호인은 성명을 통해 "닐리와 가까운 분들에게 애도를 표한다. 닐리를 해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닐리가 승객들을 공격적으로 위협해 그를 제압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일부 미국 시민들도 지하철 안전을 위해 페니가 닐리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사고일 뿐이라며 그를 옹호하는 반응을 보였다.
페니를 위한 모금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온라인 모금 사이트 '기브센드고'에 개설된 페니를 위한 법률 지원 모금에는 254만달러의 금액이 모였다. 모금 페이지에는 "당신은 영웅", "위험한 상황에 나서줘서 고맙다" 등 페니를 칭찬하는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다만 사건 당일 닐리가 지하철에서 다른 사람들을 물리적으로 위협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페니의 제압이 과잉 대응이며, 경찰이 그를 입건하지 않고 석방한 것은 인종차별 행위라는 시민사회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페니의 변호인은 "전 세계에서 수만 명이 시간을 내 기부에 참여했다는 건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제임스 김 선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