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성 폭풍 ‘힐러리’가 미 서남부 내륙에 폭우를 몰고 오면서 매우 뜨겁고 건조하기로 이름난 사막지대인 데스밸리에 역대 가장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24일 라스베이거스 지방 기상청에 따르면 데스밸리 국립공원 기후 관측 지점의 20일 하루 강수량이 2.20인치(55.9㎜)로 측정됐다.
이는 데스밸리의 사상 최대 강수량으로, 기존 최대 기록인 지난해 8월5일의 1.70인치(43.2㎜)를 넘어섰다.
데스밸리의 연간 강수량이 2.24인치(56.9㎜)임을 감안하면 20일 하루에 1년 치 비가 내린 셈이다. 당시 최고 기온은 화씨 78도(섭씨 25.5도)로 평소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지난 20일 데스밸리에서 일년치 강수량을 넘는 역대 가장 많은 양의 비가 하루에 내렸다. 출처 ABC7뉴스 캡처>
이러한 폭우로 데스밸리의 일부 도로는 모래가 쌓이거나 갈라지고 무너졌다.
데스밸리 국립공원 측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힐러리가 더 많은 양의 비를 가져왔고 공원 일부 지역을 휩쓸었다”라면서 공원을 전면 폐쇄했다.
21일에도 공원 측은 “힐러리가 도로에 큰 피해를 입혔고 이후 주변 지역에 거주하는 약 400명이 대피하면서 화요일에도 공원을 폐쇄한다”면서 “공원이 언제 다시 열릴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공원 측은 “많은 도로에 상당한 진흙과 자갈 등이 흘러내렸고 도로가 무너져 내렸고 갓길이 완전히 유실됐다”며 “추가 조사를 통해 공원 재개장 날짜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현지 언론들은 데스밸리에 사상 최대 폭우가 내린 것은 최근 더 심각해진 기후변화의 한 사례라고 소개했다.
한편 지난달 16일 데스밸리는 화씨 127.7도(섭씨 약 53.17도)로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이전 최고 기록은 1972년과 2005년 7월의 화씨 127도였다.
<제임스 김 선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