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불법 이민자에 대한 대규모 추방을 지시한 가운데 농업에 의존하고 있는 상당수의 캘리포니아 지역에 그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23일 NBC 베이 에어리어(Bay Area) 뉴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농업협회(California Farm Bureau)는 센트럴 밸리 지역의 농업 관련 이민 노동자들이 추방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일을 나오지 않고 있어 감귤 수확이 사실상 중단됐다.
베이를 비롯한 캘리포니아 농장주들은 이와 비슷한 상황이 다른 지역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며, 감귤 가격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현재 남부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컨(Kern) 카운티는 감귤 수확 시즌이 절정이지만, 이민 당국이 지난주 범죄 기록이 있는 서류 미비 이민자를 대상으로 여러 차례 체포 작전을 벌이면서 일부 노동자들이 일을 나오지 않아 업계에 타격을 주고 있다.
<멕시코 이주 노동자의 노동력에 상당수 의존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지역의 농장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 지시에 때문에 두려움을 느낀 노동자들이 일을 나오지 않고 있다며 농작물 수확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코리아데일리타임즈 자료사진>
북부 캘리포니아 몬트레이카운티 농업협회(Monterey County Farm Bureau)의 놉 그루트 전무이사는 “우린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에 대해 매우 걱정하고 있다. 센트럴 밸리 지역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살리나스 밸리(Salinas Valley)의 수확 시즌은 4월 말 시작된다. 단지 추방의 위협만으로도 5만5,000명의 이주 노동자가 필요한 센트럴 밸리에서 많은 사람이 일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그들이 일을 나오지 않으면 농작물을 제때 수확하지 못하고, 결국 버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농업협회는 이로 인해 식료품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몬트레이 카운티의 루이스 알레호 수퍼바이저는 “미국은 팬데믹 동안 그들의 노동력이 필요했을 때는 ‘필수 노동자’라고 불렀다”면 “이제 그들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 현상황에서 우리가 그들을 위해 나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몬트레이 카운티 리더들은 23일 미팅에서 “농업협회와 함께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멕시코 총영사는 “미국 전역의 멕시코 영사관들은 ‘서류 미비 이민자들의 기본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하라’는 멕시코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캘리포니아는 미국 50개 주 가운데 가장 많은 농산물 생산량(약 13%)을 자랑하고 있으며, 400여 개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미국산 아몬드, 호두, 복숭아, 포도 등의 독점 공급원 혹은 주 생산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