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김문수·한동훈 후보가 진출했다.
29일(현지 시간)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최종 경선에 진출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양강 구도로 좁혀진 보수 진영은 향후 치열한 내부 경쟁을 통해 대선 최종 후보를 확정하게 된다.
<국민의힘 대선 최종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왼쪽)·한동훈 후보. 출처 연합뉴스>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 등 4명의 후보 가운데 과반 득표자가 없어 1∼2위 후보 간 최종 경선이 치러지게 됐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7일~28일 이틀간 진행한 2차 경선 투표에선 당원 선거인단 76만 5773명 중 39만 4명이 투표해 50.93%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27일 진행된 모바일 투표에선 32만2648명(42.13%)이, 모바일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당원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진행된 ARS 투표에는 6만7356명(8.80%)이 참여했다.
3차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한동훈 후보는 오는 30일 양자 토론회를 진행한다. 이어 내달 1∼2일 선거인단 투표(50%)·국민 여론조사(50%)를 거쳐 3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1명이 선출된다.
이번 경선은 기존 정치권 인사와 신진 보수 아이콘 간의 대결로 주목받고 있다. 70대 중반의 김문수 전 지사는 노동 운동가 출신으로 오랜 정치 경험을 자랑하며, 보수의 정통성과 기조 유지를 강조하고 있다.
반면, 한동훈 전 장관은 40대 중반의 젊은 정치 신예로, 검찰 개혁과 법치주의를 둘러싼 논쟁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다. 두 사람은 세대, 정치적 스타일, 핵심 지지층 등 모든 면에서 뚜렷한 대비를 이루고 있어 당내 논쟁도 뜨겁다.
김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보수의 본질은 나라를 지키는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정통성과 안정적 계승을 위해 제가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노동시장 개혁과 강력한 안보 정책, 대북 강경노선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한 후보는 “이제는 과거의 보수가 아닌, 실력과 청렴을 무기로 한 새로운 보수가 필요하다”며 “법과 원칙, 미래 세대를 위한 개혁적 보수가 시대정신”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청년층과 중도 유권자를 겨냥한 디지털 경제, AI 산업 육성, 검찰 독립성 강화 등을 핵심 어젠다로 제시해 젊은 세대의 지지를 끌어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경선을 두고 "보수의 향방을 가를 중대한 선택의 시기"라고 평가한다.
김문수가 당내 조직력과 고정 지지층에서 앞선 반면, 한동훈은 여론조사와 방송 토론 등에서 뛰어난 대중 호소력을 보여주고 있어 접전이 예상된다. 특히, 수도권과 청년층의 표심이 승부를 가를 중요한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과연 전통과 경륜을 앞세운 김문수가 승리할지, 변화와 개혁의 상징으로 떠오른 한동훈이 돌풍을 이어갈지, 보수 진영의 향방이 주목된다.
한편 2차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후보는 이번 대선을 끝으로 정계 은퇴를 시사했다.
홍 후보는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동지 여러분, 지난 30년간 여러분의 보살핌으로 참 훌륭하고 깨끗하게 정치 인생의 문을 열어서 졸업하게 됐다. 정말 고맙다”며 “이번 대선에서 저의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시민으로 돌아가겠다.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좀 편하게 살도록 하겠다”며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박현종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