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 추문 입막음' 논란에 대해 집요하게 질문을 한 기자를 내쫓았다는 보도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3일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3월 25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텍사스주 웨이코에서 유세한 직후 자신의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나눈 대화 녹취록을 입수했다고 전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 추문 입막음 의혹 등을 수사 중인 뉴욕 맨해튼 검찰이 자신을 체포할 것이라며 지지자들에게 항의하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직후였다.
전용기에 함께 탑승한 한 기자가 맨해튼지검의 수사에 대해 질문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들은 아무런 증거도 없다"고 답했다.
이어 본 힐야드 NBC 기자가 해당 수사와 관련해 '(당신은) 좌절한 것 같다'고 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가 좌절했다고? 난 방금 두 시간 동안 연설했다. 난 그것으로 좌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건 가짜 수사다. 우린 잘못한 게 없다. 정반대다. 이것은 가짜뉴스"라며 "NBC는 나쁜 뉴스 중 하나다. 그것에 대해 더는 질문하지 말라"고 발끈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성추문에 대해 질문하는 NBC 기자의 셀폰을 집어던지고 "여기서 나가"라고 소리쳐 논란이 일고 있다. 출처 폭스뉴스 캡처>
힐야드 기자가 "폭력이 정당화될 수 있나. 1·6 사태가 정화될 수 있나"라고 지적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난 결코 폭력에 찬성하지 않지만, 많은 사람이 화가 나 있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폭동의 '배후'로 지목돼 논란이 된 바 있다.
힐야드 기자가 검찰 수사에 대해 또 다른 질문을 이어가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난 당신과 얘기하고 싶지 않다. 당신은 좋은 사람이 아니다"고 소리쳤다.
힐야드 기자가 이에 굴하지 않고 계속 질문을 이어가려 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테이블 위에 있던 셀폰(휴대전화)를 집어 들고는 "누구 것이냐"고 했고, 힐야드 기자가 "내 것"이라고 하자 옆으로 집어 던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를 여기서 내쫓아라. 여기서 나가라"고 소리쳤고, 트럼프 참모들은 기자들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켰다.
WP는 "녹취 오디오에는 트럼프가 휴대전화를 던졌을 때 가볍게 쿵 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재선 캠프 대변인인 스티븐 청은 "트럼프는 많은 주류 매체를 (전용기에) 태워 왔고, 지금껏 불미스러운 일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의 2006년 성관계 사실을 숨기기 위해 2016년 대선을 앞두고 대니얼스에게 회사 공금으로 13만 달러를 지급한 혐의로 지난달 기소됐다.
<박현종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