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주의회가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콘돔을 무료로 지급하는 입법을 추진했지만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하며 무산됐다.
9일 지역 언론들은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주지사가 주의회 상원에서 통과된 '청소년 성 건강: 피임 도구' 법안에 전날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에는 캘리포니아 내 모든 공립 고등학교(9∼12학년)에서 학생들에게 콘돔을 무료로 제공하도록 의무화하며 소매업체가 학생에게 콘돔 판매를 거부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개빈 뉴섬 주지사가 8일 주내 고등학생에게 무료 콘돔을 지급하자는 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민주당 소속 캐롤라인 멘지바르 주 상원의원은 법안을 발의하며 "무료 콘돔 지급은 학생들의 성관계로부터 서로를 보호하는 장치가 될 것"이라 주장했다.
하지만 뉴섬 주지사는 법안 서명을 거부했다. 주된 원인으로 예산 부족 문제를 꼽았다. 뉴섬 주지사는 "콘돔 지급은 청소년 성 건강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공립학교에 예산 지원 없이 의무를 부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현재 캘리포니아주의 재정 적자 규모는 300억달러(한화 40조3650억원)가 넘는다. 캘리포니아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022~23학년도 기준 캘리포니아 공립 고등학교 학생 수는 약 194만 명에 달한다.
프랑스의 경우 정부 방침에 따라 18∼25세에게 약국에서 콘돔을 무료로 제공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해 청년 보건을 주제로 열린 국가재건위원회에서 "무료 콘돔 지급은 피임과 성병 예방을 위한 작은 혁명"이라 말했다.
<박현종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