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고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로부터 받은 ‘금장 골프채’를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글을 올려 "수색 끝에 황금(페인트칠 된) 드라이버를 찾을 수 있었다는 것을 전하게 돼 기쁘다"며 "나의 친구이자 전 일본 총리 아베가 내게 준 그것은 플로리다 팜비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다른 채들과 함께 라커에 있었다"고 적었다. 이어 "그것은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외국에서 받은 선물 미신고 언론 보도에 "내가 (대통령으로) 취임하기 전에 이 클럽을 받았다는 사실에 근거해 신고할 의무가 없다고 들었다"며 "그런데도 난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 제출한다"고 언급했다.
<지난 2020년 일본을 방문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고인이 된 아베 총리와 골프를 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 VOA 캡처>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100점 이상의 선물을 외국으로부터 받고도 신고하지 않아 법규 위반 논란이 불거졌었다. 선물 대부분을 NARA가 회수했지만, 유독 해당 골프채와 엘살바도르 대통령한테서 받은 실물 크기 초상화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다.
아베 전 총리는 현직이던 지난 2016년 미국을 방문해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7000달러 상당의 금장 혼마 골프채를 선물했다. 둘은 골프 라운드를 즐기며 친분을 쌓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인 NARA는 외국 인사가 공직자에게 준 선물을 미국민의 재산으로 규정한다. 다만 외국 민간으로부터 415달러 미만의 선물을 받았을 경우 개인적인 보관이 가능하다. 이를 넘어서는 액수의 선물은 법에 따라 총액을 지불해야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외국으로부터 받은 선물은 자신의 것이며 연방 정부에 속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반복해 왔다. 그런데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발적으로 골프채를 반납하기로 한 것은 현재 진행 중인 특검 수사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잭 스미스 특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건 반출 사건을 조사 중이다. 기밀문건 반출로 또 다른 법적 처벌 가능성이 없지 않은 상황에서 재임 시 선물 문제로 인해 추가적인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3건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해 뉴욕 맨해튼지검으로부터 형사 기소된 상태다. 미 전·현직 대통령 중 범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례는 처음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에게 제기된 34개 중범죄에 대해 전면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제임스 김 선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