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21)는 29일 샌프란시스코 인근 델리시티의 레이크 머세드 골프클럽(파72·6507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메디힐 챔피언십(총상금 150만 달러)에서 긴 부진의 터널을 지나 21개월 만에 우승컵을 안았다.
리디아 고는 최종일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4개로 1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해 호주교포 이민지(22)와 공동선두에 올라 연장전 끝에 투어 통산 15승째를 거뒀다. 우승 상금은 22만5000 달러이다.
18번홀(파5)에서 진행된 연장 첫 홀에서 리디아 고는 234야드를 남겨두고 페어웨이 우드로 알바트로스에 가까운 환상적인 샷을 선보였다. 홀 옆을 살짝 비켜간 공은 핀 1m 옆에 섰고 이를 가볍게 이글로 연결한 리디아 고는 버디를 잡은 이민지를 따돌리고 마치내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승리의 순간 리디아 고의 눈에서는 감격의 눈물이 흘렀다. 2015년 2월 만 17세 9개월에 최연소 세계랭킹 1위에 올랐고 2015년 10월부터는 84주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던 그가 2016년 7월 마라톤 클래식 우승 이후 내리막을 걷다가 1년 9개월 만에 투어 정상에 복귀하는 순간이니 그럴만도 했다.
'천재 골프소녀'라고 불린 리디아 고는 2017시즌을 앞두고 코치, 스윙, 캐디, 용품 등을 모두 바꾸며 변화를 시도했지만 긴 시간 동안 우승을 하지 못하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세계랭킹은 18위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결국 이번대회에서 LPGA투어 통산 15승째를 챙기며 다시 정상 복귀를 향한 고삐를 당기게 됐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리디아 고는 “예전 14번 우승에서는 안 울었던 것 같다. 오늘은 2분 사이에 4번쯤 울었다. 쑥스러운 일”이라고 웃으며 “이번주가 생일이었는데 가족, 팀원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랭킹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리디아 고는 메디힐 챔피언십이 열린 레이크 머세드 골프클럽에서만 3승을 거둬 특히 이 골프장에서 강한면을 보이고 있다.
<이온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