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4일 애플에 이어 2번째로 시가총액 1조달러 기업이 됐다. 블룸버그통신의 표현처럼 애플이 천천히 걸어서 1조달러 고지에 진입했다면 아마존은 단거리 육상 선수처럼 1조달러 고지에 순식간에 도약했다.
아마존은 지난 1년 동안에만 가치가 2배 넘게 뛰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 등 언론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날 오전 뉴욕시장에서 장중 주당 2050.50달러까지 올라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넘어섰다.
이후 오름세 일부를 반납하며 2039.51달러로 마감해 마감가 기준으로는 시가총액이 9950달러로 다시 미끄러졌지만 1조달러 시총 벽을 깨는데 성공했다.
지난달 애플이 사상처음으로 시총 1조달러 기록을 세웠지만 아마존의 2번째 진입 역시 그 자체만으로도 온갖 기록들을 갖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아마존은 지난 한 해 동안에만 시가총액이 5200억달러 넘게 불어났다. 5200억달러는 시총 기준 세계 5위, 6위 업체인 버크셔해서웨이와 페이스북의 시총과 맞먹는 규모다. 지난해 아마존이 버크셔나 페이스북 정도의 기업 하나를 더 차린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7월에는 분기 순익이 처음으로 2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주가가 더 가파르게 뛰기 시작했다.
1994년 7월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의 제프 베저스가 자신의 워싱턴주 벨뷰의 차고에서 온라인 서점으로 탄생시킨 아마존이 급성장한 덕에 베저스는 이제 세계 최고 부자가 됐다. 그가 갖고 있는 아마존 지분 16%만해도 평가액이 1600억달러가 넘는다.
아마존은 출범 3년 뒤인 1997년 상장(IPO)됐고, 당시 시총은 4억3800만달러에 불과했다.
이후 온라인 소매를 발판으로 사업영역을 클라우드 컴퓨팅, 광고, 온라인 비디오 등으로 확대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공지능(AI), 의료, 트럭·항공기·드론으로 구성되는 자체 택배망에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박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