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브로커에게 650만 달러의 뒷돈을 주고 스탠포드 대학에 입학한 대학생은 중국인 재벌의 딸로 밝혀졌다.
싱가포르 국적의 중국인 자오타오(53)는 중국 제약회사 부창의 창립자 겸 회장으로, 미국의 입시 컨설턴트 윌리엄 릭 싱어에게 거액을 주고 딸 자오위쓰(영어명 몰리 자오)를 2017년 스탠퍼드 대학에 요트 특기생으로 입학시켰다가 미 연방검찰과 연방수사국(FBI)에 덜미를 잡혔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자오타오 회장은 싱어에게 650만 달러를 건넸으며 이 중 50만 달러는 스탠퍼드대학의 요트 코치에게 전달됐다. 자오위쓰는 요트를 해 본 경험조차 없었지만 돈이 건네지자 실력있는 요트 선수로 둔갑해 특기생으로 스탠퍼드대에 입학할 수 있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자오위쓰가 입시부정이 드러나기 전까지 동영상 등을 통해 "자신이 스스로 열심히 노력해서 입학시험을 통과했다"며 미국 명문대 입시 노하우를 전수하기까지 했다고 폭로했다.
자오위쓰는 스탠퍼드 입학 직전 자신의 입학 노하우를 전하기 위해 촬영한 90분간의 영상에서 자신이 초등학교 때는 평범한 학생이었고 IQ도 높지 않았다며 "누구든지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동영상에서 "부모가 부자여서 스탠퍼드에 들어간게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며 "나는 열심히 공부해 스탠퍼드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입학 사정관들은 "응시생들이 누군지 전혀 모른다"는 어처구니 없는 말도 했다.
자오위쓰는 부정입학 사실이 밝혀지면서 스탠퍼드 대학에서 퇴학 처리됐다. 아버지 자오타오 회장은 650만 달러가 합법적인 대학 기부금인 줄 알았다며 싱어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싱어를 사기죄로 제소한 상태이다. 자오타오 회장이 싱어에게 준 650만달러는 입학비리 사건과 관련해 지금까지 알려진 액수 중 가장 큰 규모이다.
한편 자오타오 회장으로부터 650만 달러를 받은 싱어는 셰리 궈라는 이름의 중국 학생 부모로부터도 예일대 입학을 조건으로 120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입학부정 사건과 관련해 현재까지 50명을 기소한 상태로, 미국 뿐만 아니라 중국 등 해외에서도 명문대 부정 입학자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언론에서는 다음은 또 어느 나라 갑부의 자녀가 포함될지 귀추가 주목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