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뉴욕의 차이나 타운에서 ‘비밀 경찰서’를 운영한 중국계 미국인 2명을 체포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18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국 비밀경찰로 활동한 혐의를 받는 루지앤왕(61)과 첸진핑(59)은 중국 정부의 공작원 역할에 공모하고 미국의 사법 절차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 시민권자인 루와 첸은 비영리 단체를 운영하면서 중국 공안과 긴밀하게 연결해 활동해왔다. 이들은 푸젠성 출신의 중국인들에게 사교 장소를 제공하며 중국 반체제 인사들을 감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맨하튼에 있는 중국의 비밀 경찰서로 지목된 건물 모습.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쳐>
루는 2015년부터 중국인 반체제 인사를 괴롭히는데 가담해 2018년 미국으로 도망 온 중국인 가족들을 위협해 중국으로 되돌아가게 만들었다. 또한 루는 지난해 비밀경찰서를 여는 것을 도왔으며 중국 정부로부터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중국 민주화 운동가의 위치를 알아내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지난해 가을 FBI가 추적하고 있음을 알고나서 비밀경찰서 운영을 중단했다.
검찰은 루와 첸이 중국 정부 관료와 의사소통한 내역을 지운 것을 시인했다고 설명했다. 브론 피스 브루클린 연방지검장은 “이 장소는 외형상 중국인들의 운전면허 갱신과 같은 최소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소처럼 보였다”면서 “더 많은 악독한 활동을 위해 운영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스페인 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뉴욕을 포함한 해외에 ‘비밀경찰서’를 설치하고 타국으로 망명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귀국하도록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해외 센터들은 중국인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중국 경찰이 아닌 현지 자원봉사자들이 운영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법무부는 중국과 이란이 미국 거주 반정부 인사를 위협하는 것을 ‘초국가적 탄압’으로 보고 이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
피스 지검장은 “중국 정부가 미국으로 이주해 온 민주주의 운동가들에 대해 압박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지난해 11월 미 상원 위원회에서 미국에 중국 비밀경찰서가 존재하는 것에 대해 “매우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앞서 BBC는 중국이 미국이나 영국과 네덜란드 등 53개국에 100여개 정도의 비밀 경찰서를 운영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박현종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