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연안 국가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대규모 폭발로 4000명에 육박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AFP통신은 4일(현지시간) 베이루트 폭발사고로 현재까지 최소 73명이 숨지고 3700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4일(현지시간)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하는 장면. 1차 폭발 이후 거대한 버섯구름 모양의 2차 폭발이 일어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트위터>
이날 오후 베이루트에 있는 항구에서 폭발이 두 차례 발생했으며, 이 폭발로 항구가 크게 훼손됐으며 인근 건물이 파괴됐다.
<1차 폭발 이후 거대한 버섯구름 모양의 2차 폭발이 일어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폭발이 일어난 뒤 폐허가 된 현장의 모습. 영상=트위터>
하마드 하산 레바논 보건장관은 지금까지 73명이 숨졌고 3700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어떻게 보더라도 재앙이었다"고 밝혔다.
실종자 수색에 나선 한 군인은 "현장 상황은 재앙과도 같았다"면서 "땅에 시체가 널려있었고 아직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베이루트 폭발 참사의 원인을 둘러싸고 레바논과 미국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레바논 대통령과 총리는 ‘질산암모늄’을 언급하면서 사고에 초점을 맞췄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끔찍한 공격’으로 규정했다.
레바논 대통령과 총리 등은 베이루트 항구의 창고에 장기간 적재돼 있던 인화성 물질 질산암모늄을 이번 폭발의 원인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폭발이 발생한 베이루트 항구의 창고 안에는 2750t에 달하는 질산암모늄이 아무런 안전조치 없이 6년 동안 적재돼 있었다고 한다.
질산암모늄은 농업용 비료나 화약 등 무기 제조의 원료로 쓰인다. 공기 중에서는 비교적 안정된 상태이지만 온도가 높거나, 밀폐된 용기 안에 들어있거나, 가연성 물질에 닿았을 때는 폭발의 위험이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폭발에 대해 “이것은 끔찍한 공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레바논에 대한 위로의 뜻과 지원 의사를 전한 뒤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몇몇 장성들과 만났다. 그들은 그렇게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면서 “이것은 단순한 공장 폭발과 같은 유형의 사고가 아니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나보다 더 잘 알 것이다. 그들은 이게 공격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면서 “일종의 폭탄이었다”고 부연했다.
한편 레바논은 5일 폭발이 발생한 베이루트에 2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비상 국무회의를 소집했다.
<박현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