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인해 촉발된 폭력 시위 사태에 대해 군대를 동원한 강경 진압 방침을 천명한 가운데, 미국 전역에 역대 최대 규모의 병력이 치안 유지 활동을 위해 속속 투입되고 있다.
하지만, 주 방위군과 연방군 투입을 두고 미국 내부 곳곳에선 마찰음이 발생하고 있다.
2일 CNN 등 언론들에 따르면 조지프 렝겔 주 방위군 사령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1만8000명의 주방위군 병력이 현재 29개주에 투입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 방위군 투입 규모는 이라크·시리아·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병력과 거의 동일한 규모다.
또 다른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시위로 미 전역에 투입된 주 방위군의 수는 2만명이 넘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 COVID-19) 사태 지원을 위해 기존에 투입된 4만2000명을 합치면 모두 6만명이 넘는 주 방위군 병력이 현재 미국 전역에 동원된 셈이다. 이는 미국이 국내 사태 대응을 위해 주 방위군을 투입한 사례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주지사들이 주 방위군을 동원하지 않으면 대통령 권한을 활용해 직접 군대를 배치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은 1807년 발효된 ‘폭동 진압법(Insurrection Act)’에 따라 대통령이 소요 사태나 반란 등을 진압하기 위한 목적으로 미국 내에 군 병력 배치를 허용하고 있다.
평화 시위가 진행되는 낮 시간대와 달리 야간에 약탈과 방화 등이 이어지며 병력 투입을 통한 진압에 대한 명분도 갈수록 쌓이고 있다.
미국 한인타운 역시 주 방위군이 방어 중인 LA를 제외한 필라델피아, 시카고 등에선 약탈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최근엔 시위대가 쏜 총에 6명 이상의 경찰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런 상황 속에 시위 진압을 위한 연방군 투입이 현실화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다만, 국방부 내부에선 연방군 투입에 부정적인 기류도 감지된다. 일부 고위층을 중심으로 현재 상황이 연방군을 투입해야 할 만큼 심각하지 않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한 국방부 관료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군 내부에선 각 지역의 사법당국이 치안 유지의 책임을 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고 했다.
<이온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