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에서 자동차로 네 시간 반이면 갈 수 있는 프랑스 동남부 알프마리팀 주의 도시 칸에서 열린 제75회 칸 영화제가 5월 17일에 시작해 28일 폐막했다. 코로나 19로 2020년을 건너 뛰고, 2021년 약식으로 개최됐던 칸 영화제는 3년 만에 정상 궤도에 올랐다. 이번 칸 영화제에서 한국의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배우 송강호는 <브로커>로 한국 남자 배우로는 처음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001년 <아들의 방(La stanza del figlio)>의 난니 모레티(Nanni Moretti), 1977년 <내 아버지, 내 주인(Padre padrone)>의 형제 감독 비토리오 타비아니 (Vittorio Taviani)와 파올로 타비아니(Paolo Taviani), 1978년 <나막신 나무(L’albero degli zoccoli)>의 에르마노 올미(Ermanno Olm) 등 칸 영화제의 경쟁부문 초청작 가운데 최고 작품상인 황금종려상만 12번을 수상한 나라가 이탈리아다. 자국 영화제인 베니스 영화제와 더불어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이탈리아 언론이 한국의 이번 성과를 어떻게 보도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남우주연상 수상 장면 사진을 싣을 라 레푸블리까 보도 스크린 샷 - 출처: La Repubblica>
이탈리아 유력 일간지 라 레푸블리까(La Repubblica)는 여러차례 지면을 할애해 칸 영화제 소식을 전했다. 이탈리아 현지 시간 5월 28일 밤 11시, 라 레푸블리까는 송강호의 남우주연상 수상 장면을 사진으로 싣고 2022 칸 영화제 수상작 타이틀 목록을 보도했다. 같은 날 오전에는 샤를로트 반더미르히(Charlotte Vandermeersch)와 펠릭스 판흐루닝언(Felix Van Goeningen) 감독의 이탈리아 영화 <팔산(Le otto montagne)>의 심사위원상 수상 소식도 전했다. 라 레푸블리까의 보도에 따르면 영화 <팔산>은 소설을 원작으로 두 소년의 우정에 관한 영화다.
또 다른 유력 일간지 라 스탐파(La Stampa)는 이번 칸 영화제 경쟁부분에 진출한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한국 영화 <브로커>를 자세히 소개했다. 2018년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에 오르고, 2019년 오스카상 후보에도 올랐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주제인 가족을 다루고 있다”라고 시작하는 이 기사는 영화 <브로커>의 주제와 줄거리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라 스탐파는 “한국에서 벌어지는 모성과 부성, 물건처럼 팔리는 아이들, 폭력, 죄책감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로드무비”라고 보도하며 ‘소영’역의 배우이자 가수 이지은을 ‘팝스타’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국 배우들의 레드카펫 룩을 보도하는 코리에레 델라 세라 스크린 샷 - 출처: La Repubblica>
코리에레 델라 세라(Corriere della Sera)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가장 발행 부수가 많은 신문으로 알려져 있다. 로마의 레푸블리카, 토리노의 스탐파와 경쟁지로 꼽히는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2022 칸트 레드카펫 룩’ 이라는 제목의 이 기사에서 영화 <브로커>의 배우 이지은와 이주영의 레드카펫 사진을 싣었다. 또한 기사에서는 ‘몸을 감싸는 실루엣에 섬세한 펄 그레이 수트를 입은 송강호’라고 전했다.
이탈리아 3대 주요 일간지 라 레푸블리까, 라 스탐파, 코리에레 델레 세라는 올해 칸 영화제 황금 종려상 수상의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과 스웨덴 영화 <슬픔의 삼각형(Triangle of sadness), 그리고 이탈리아 영화로 심사 위원상을 수상한 <팔산 (Le otto montagne)>에 주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칸에서 두 번째로 감독상을 수상하며 영화의 거장으로 행보를 계속하고 있는 박찬욱 감독과 영화 <헤어질 결심>, 한국 남자 배우로 처음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와 그가 출연한 영화 <브로커>에 대한 관심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아직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해 보인다.
<KOFICE>